2017년 02월 성시간 묵상글
- 작성일2017/01/0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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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신 예수님께서는 수난 전날 밤 최후의 만찬 때에
제자들의 발을 손수 씻어 주시고 닦아 주셨습니다.’(요한 13, 1~20)
예수님의 사랑은 수난 전날 밤 곧 최후의 만찬 때에 아주 강하게 타올랐습니다. 그 강한 사랑의 불길은 당신을 따르는 제자들뿐만 아니라 앞으로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을 따르게 될 모든 사람들을 향한 사랑의 불길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향한 그 사랑으로 인해 당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셨고 무수한 매질과 십자가를 거부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우리 안에서 영원히 타오르고 또 우리가 그 사랑 안에 언제나 머물기를 바라시는 마음으로 사랑의 새계약인 성체성사를 제정하셨습니다. 우리는 성체성사를 거행할 때마다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그 사랑 안에 머무는 은총을 넘치게 받게 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사랑의 새계약인 성체성사를 제정하시기 전에 먼저 제자들의 발을 손수 씻어주시고 닦아 주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수건을 허리에 두르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의 발을 씻고 수건으로 덮어 닦아 주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요한 13, 15)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스승이시며 구세주이시지만 제자들을 형제라 부르셨고 또 그 형제들의 더러운 발을 손수 씻어주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제자들이 당신 사랑의 계약인 성체성사에 합당하게 참여할 수 있는 은총을 베풀어주신 것입니다. 우리 역시도 주님 사랑의 성체성사에 참여할 때 그분의 사랑을 기억해야 할뿐만 아니라 주님의 모범을 본받아야만 합니다.
대접받고 존경받기보다는 당신의 자리를 포기하고 일어서시는 겸손의 예수님, 또 종처럼 허리에 수건을 두르시고 제자들 앞에 무릎을 꿇는 극기의 예수님, 또 형제들의 죄를 용서하시기 위해서 물로 씻고 수건으로 덮어주시는 사랑과 자비의 예수님을 우리는 본받아야 합니다.
용서는 자기를 버리고 자기를 비우는 아픔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용서는 예수님의 수난에 동참하는 아주 힘들고 아픈 사랑의 노력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가르치셨고 또 우리가 그것을 행하기를 바라십니다. 예수님의 수난에 동참할 수 있는 은총을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께 청하도록 합시다. 또한 죄로 더러워진 우리의 영혼도 주님의 사랑과 자비하심에 맡겨 드립시다. 그래서 성체성사에 더욱 합당한 주님의 형제들이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