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1월 성시간 묵상글
- 작성일2017/12/0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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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간 묵상글
<세 그루의 나무 이야기>
아주 먼 옛날, 요르단 계곡 옆에 세 그루 나무가 있었습니다.
어느 화창한 날, 세 그루 나무는 각자의 운명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오래 전부터 예루살렘에 가서 하느님 성전의 제단이 되었으면 하는 꿈을 갖고 있어. 그렇게 되면 나는 하느님께 봉사할 수 있을 텐데... 그리고 많은 사람이 성전을 찾아와 예배드릴 때 내 모습을 보며 나를 지으신 하느님이 얼마나 위대한 지 알 수 있을 텐데...”
이렇게 첫 번째 나무가 그의 소원을 말하였습니다.
“너의 꿈과는 달리, 내가 원하는 꿈은 해변에 가서 큰 배를 만드는 목재가 되어 지중해를 오가는 사람들을 돕는 것이야. 그러면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모험심을 심어주고 로마의 풍요로움을 이 땅에도 알릴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두 번째 나무가 맞장구를 치자 세 번째 나무가 가지를 쳐들며 외치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너희들 꿈과는 달리 여기에 그대로 남고 싶어. 그러면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하늘로 뻗친 내 가지를 따라 하늘을 보고 하느님을 생각할거야.”
그리고 어느 날, 드디어 첫 나무가 도끼에 찍혀 높은 꿈을 안고 언덕에서 내려갔습니다. 그러나 성전의 제단을 꿈꾸던 그 나무는 베들레헴의 어떤 집의 말구유가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나귀가 자기를 핥고, 비바람에 상하게 되자 그 나무는 수치심을 느끼며 한탄하였습니다.
“내가 겨우 낡아빠진 구유밖에 되지 못하다니!”
두 번째 나무도 베어져 자기가 원하는 배 만드는 공장으로 보내졌으나 꿈은 산산이 부서져 버렸습니다. 지중해를 오가는 큰 배는커녕 갈릴리 호수의 고기잡이배가 되어, 매일 비린내 나는 생선을 싣고 다니자 절망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그렇게 무의미한 존재로 전락한 것에 대해 심한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세 번째 나무는 원하는 대로 그 언덕에 오랫동안 서 있었으나 결국에는 예루살렘으로 잘려나가 세 개의 십자가가 되었습니다.
그 나무는 자신이 죄인을 처형하는 십자가가 된 것이 너무 부끄러웠고 모든 희망을 상실한 현실이 너무 슬펐습니다.
작자 미상으로 전해지는 이야기의 후반을 우리는 충분히 상상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구유가 된 나무는 소나 말의 여물을 담는데 쓰여 비천하기 이를 데 없었는데, 어느 날 하늘에 큰 별이 나타난 그 밤에 아기 예수님을 모시는 영광을 얻게 된 것입니다.
이어서 고깃배가 된 두 번째 나무도 어느 날 수많은 군중이 갈릴리 호숫가에 모여 왔을 때, 예수님께서 가르침을 들려주시는 제단이 되었던 것입니다.
또한 십자가가 된 세 번째 나무는 예수님께서 끝내 숨을 거두시는데 쓰여 졌습니다. 그리하여 이 세상의 어느 교회를 막론하고 그 나무 모습을 본 뜬 십자가를 걸어 두는데 그 나무는 수십억 그리스도인의 믿음과 희망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전혀 예기치 못했던 절망의 순간들을 자신으로 하여금 낡고 구태의연한 삶의 방식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되는 길목을 향해 활짝 열어 나갈 수 있는 순간으로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삶은 전혀 다른 모습이 될 수 있습니다.
운명은 기회가 되고, 아픔과 절망은 기쁨과 희망이 되며 무기력은 생명의 근원을 찾아 나서게 하는 새로운 시작이 되는 것입니다.
그 때 우리는 절망의 유혹을 떨쳐 버리고 죽어 가는 씨를 보면서도 풍성한 나무와 열매를 기약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시작의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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