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9월 성시간 묵상글
- 작성일2018/08/2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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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간 묵상글
“군사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고 나서, 그분의 옷을 가져다가 네 몫으로 나누어 저마다 한몫씩 차지하였다.”(요한 19,23).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군사들 편에서 보면, 그것은 단순히 그들의 인색함이었습니다. 비천한 그들은 언제나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옷도 저마다 먼저 가지려 하고 더 많이 가지려고 하였습니다. 그들은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께서 보고 계시는데도 옷을 나누어 가지려고 제비를 뽑았습니다. 그들의 행동과 심리를 짐작하여 말하면, “당신은 이제 옷도 필요 없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또 “저자가 하느님을 거슬러 신성 모독하는 말을 할 때 스스로 옷을 찢지 않았으니 이제 우리가 저자의 옷을 찢자.”라고 하는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돌아가시면서 우리에게 무엇보다 먼저 복음적 청빈의 완전한 표양을 보여 주시고자 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알몸뚱이로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여 남아 있던 옷까지 찢어 남의 소유가 되기를 바라셨던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지니신 모든 것을 주시며 우리 인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너그러운 마음을 보여 주고자 하셨습니다. 특히 방방곡곡에서 당신께 모여든 모든 사람이 당신의 옷으로 상징되는 은총과 덕에 참여할 것을 가르쳐 주고자 하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을 못 박아 죽이는 데 참여한 네 명의 군사가 피에 흠뻑 젖은 옷에 대해 제비 뽑을 권리를 가진 것처럼 생각하게 하시어, 죄인들도 예수님을 통하여 그리스도인의 덕을 청할 권리가 있음을 알리고자 하셨습니다.
지극히 인자하신 주 예수님, 예수님을 다시 십자가에 못 박으며 망신시키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들까지 그 보배로운 옷으로 기쁘게 입혀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주님을 죽이는 데 협력한 것을 진정으로 뉘우칩니다. 주님께서는 한없이 인자하시니, 주님 옷의 한 몫, 곧 주님의 덕을 저희에게 내려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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