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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 2017년 제91차 전교 주일 교황 담화
  • 작성일2017/09/0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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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2017년 전교 주일 담화
(2017년 10월 22일)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인 선교 사명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올해 다시 한번, 우리는 전교 주일에 “최초의 가장 위대한 복음 선포자”[바오로 6세, 「현대의 복음 선교」(Evangelii Nuntiandi), 7항]이신 예수님 곁으로 모여듭니다. 그분께서는 성령에 힘입어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의 복음을 선포하도록 우리를 끊임없이 파견하십니다. 이번 전교 주일에 우리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인 선교 사명’에 관하여 새롭게 성찰하도록 초대받고 있습니다. 교회는 그 본성상 선교하는 교회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교회는 더 이상 그리스도의 교회일 수 없으며, 다만 자신의 목적대로 활동하다가 없어져 버리고 마는 다른 수많은 단체들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교 신자의 정체성과 책임에 관한 문제들을 자문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세상은 혼돈과 실망과 좌절의 모습이 역력하며, 불의하게도 무죄한 이들을 표적으로 삼는 골육상잔의 수많은 전쟁으로 분열되어 있습니다. 무엇이 우리 선교 사명의 ‘토대’이겠습니까? 무엇이 우리 선교 사명의 ‘핵심’이겠습니까? 무엇이 우리 선교 사명을 실천하는 데 필요한 ‘본질적 접근 방법’이겠습니까?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의 복음의 변화시키는 힘과 선교 사명
 
1. 교회의 선교 사명은 선의의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며 복음의 변화시키는 힘에 토대를 두고 있습니다. 복음은 파급력 있는 기쁨으로 가득한 좋은 소식입니다. 복음은 새 생명, 곧 생명을 주시는 당신의 영을 선사하심으로써 우리에게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 되시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생명을 담고 있고 또 전달하기 때문입니다(요한 14,6 참조). 그분은 우리에게 확신과 용기를 가지고 당신을 따르라고 초대하시는 ‘길’이십니다. 우리가 ‘길’이신 예수님을 따를 때에, ‘진리’를 경험하고 그분의 ‘생명’을 받습니다. 그분의 생명은 성령의 능력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와 온전한 일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생명은 온갖 유형의 이기심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해 주며, 사랑 안에 이루어지는 창조의 원천입니다.

2.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당신 자녀들의 실존적 변화, 곧 성자 예수님을 본받아 성부께 영광을 드리도록 성령께서 이끌어 주시는 삶을 통하여 영과 진리 안에서 아버지께 드리는 예배로 드러나는 변화(요한 4,23-24 참조)를 바라십니다. “하느님의 영광은 살아 있는 인간입니다”(성 이레네오, 「이단 반박」, 4, 20, 7). 복음 선포는 그 선포 내용을 이루고야 마는 살아 있고 효과적인 말이 됩니다(이사 55,10-11 참조).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인간 상황에 끊임없이 강생하십니다(요한 1,14 참조).

선교 사명과 그리스도의 ‘때’

3. 그런데 교회의 선교 사명은 종교 이념을 퍼뜨리는 것이 아니며, 고결한 윤리적 가르침을 제시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전 세계의 많은 운동들이 의미 있게 사는 방식이나 고귀한 이상들을 고취시킵니다. 교회의 선교를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께서 몸소 계속해서 복음을 전하시고 활동하십니다. 그러므로 교회의 선교는 은혜로운 구원의 ‘때’를 역사 안에 현존하게 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복음 선포로 우리와 동시대 사람이 되시어, 그분을 믿음과 사랑으로 영접하는 사람들이 성령의 변화시키는 능력을 체험할 수 있게 하십니다. 성령께서는, 마치 비가 땅을 적시듯, 사람과 피조물들에게 결실을 거두도록 하십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이 세상에 스며든 생명의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죽어 버린 것처럼 보이는 곳에서, 또다시 곳곳에 부활의 싹이 돋아납니다. 이는 막을 수 없는 힘입니다”(「복음의 기쁨」, 276항).

4.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윤리적 선택이나 고결한 생각의 결과가 아니라, 삶에 새로운 시야와 결정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한 사건, 한 사람을 만나는 것”[베네딕토 16세, 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Deus Caritas Est), 1항]임을 결코 잊지 맙시다. 복음이란, 계속해서 자신을 내어 주시는 한 사람, 겸손하고 경건한 믿음으로 그분을 영접하고 그분의 죽음과 부활의 파스카 신비에 실제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그분의 생명을 나누도록 초대하시는 한 사람입니다. ‘세례성사’로, 복음은 새 생명의 원천이 되어, 죄의 지배에서 해방시켜 주며, 성령으로 깨우쳐 주고 변모시켜 줍니다. ‘견진성사’로, 복음은 강건하게 하는 도유(塗油)가 되어, 동일한 성령으로 증언과 동반을 위한 새로운 방도와 전략을 가르쳐 줍니다. ‘성체성사’로, 복음은 새 생명을 위한 양식 곧 “불사 약”(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에페소인들에게 보낸 서간」, 20, 2)이 됩니다.

5. 이 세상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교회를 통하여, 그리스도께서는 상처 입고 피 흘리는 인간들을 돌보아 주시는 ‘착한 사마리아인’으로서, 그리고 구불구불한 길에서 목표 없이 방황하는 사람들을 끊임없이 찾아 나서시는 ‘착한 목자’로서 당신의 사명을 계속하십니다. 하느님 덕분에, 수많은 의미 있는 경험들에서 복음의 변화시키는 힘을 계속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수인 누에르족 학생이 살해당할 위기에 놓였을 때에 죽음을 무릅쓰고 그를 보호한 딩카족 학생의 행동이 생각납니다. 반군이 저지른 잔인한 대학살 뒤에 한 선교사가 우간다 북부 키트굼에서 거행한 성찬례가 생각납니다. 그 선교사는 사람들에게 십자가에 못 박히신 주님의 형제자매들의 간절한 부르짖음의 표현으로,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께서 “저희 하느님, 저희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라고 하신 말씀을 반복하도록 하였습니다. 사람들에게 그 성찬례는 무한한 위로와 용기의 원천이었습니다. 우리는 또한 편협함, 갈등, 인종주의, 부족주의를 극복하는 데에 복음이 어떠한 도움을 주는지, 그리고 모든 곳에서, 무엇보다도 화해, 형제애 그리고 나눔을 증진하는 데에 복음이 어떠한 도움을 주는지 확인시켜 주는 무수히 많은 증언들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계속적인 탈출, 순례 그리고 유배의 영성을 고취시키는 선교 사명

6. 교회의 선교 사명은, ‘계속적인 탈출’의 영성으로 활력을 얻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안위를 떠나 복음의 빛이 필요한 모든 ‘변방’으로 가라는 부르심을 따르도록 요청받고 있는 것입니다”(「복음의 기쁨」, 20항). 교회의 선교 사명은, 우리에게 삶의 다양한 사막들을 지나고 진리와 정의를 향한 굶주림과 목마름을 여러모로 경험함으로써 ‘계속적인 순례’를 하도록 재촉합니다. 교회의 선교 사명은, 우리가 영원한 것들을 갈망하며 하느님 나라의 “이미”와 “아직 아니” 사이에서 궁극의 본향을 향한 여정에 있는 유배자임을 상기시켜 줌으로써, ‘계속적인 유배’의 의미를 일깨워 줍니다.

7. 교회는 선교 사명을 통하여 자기 자신이 목적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위한 보잘것없는 도구이며 매개체임을 상기합니다. 자기 자신이 기준이 되는 교회, 세속적 성공에 만족하는 교회는,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영광스럽게 되신 몸인 그리스도의 교회가 아닙니다. 이것이 “자기 안위만을 신경 쓰고 폐쇄적이며 건강하지 못한 교회보다는 거리로 나와 다치고 상처 받고 더럽혀진 교회”(「복음의 기쁨」, 49항)를 우리가 더 좋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선교의 희망인 젊은이

8. 젊은이는 선교의 희망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자신과 그분이 선포하신 기쁜 소식은 끊임없이 많은 젊은이를 끌어당깁니다. 그들은 용기와 열정으로 인간에게 헌신적으로 봉사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습니다. “많은 젊은이가 세계의 문제들에 맞서서 공동 노력을 기울이며 다양한 활동과 자원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 모든 거리, 모든 광장, 세상의 모든 곳에서 예수님을 기쁘게 전하는 ‘신앙의 길잡이’로 나서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습니까!”(「복음의 기쁨」, 106항) “젊은이, 신앙과 성소 식별”이라는 주제로 2018년에 열리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정기총회는, 젊은이의 풍부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선교 책임을 나누는 데 그들이 참여하도록 하느님의 섭리로 마련된 기회입니다.

교황청 전교 기구의 봉사

9. 교황청 전교 기구는,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고자 자신의 범위와 안위를 넘어가려는 열망을 모든 그리스도인 공동체 안에 일깨우는 귀중한 수단입니다. 이 기구 안에서, 나날이 육성되는 심오한 선교 영성, 그리고 선교 의식과 열정을 증진하는 끊임없는 노력 덕분에, 젊은이, 어른, 가정, 사제, 주교 그리고 남녀 수도자는 모든 사람 안에 선교 정신을 키워 주려고 일하고 있습니다. 교황청 전교회에서 장려하는 전교 주일은, 참으로 중대하고 절실한 복음화의 필요성에 응답하여 그리스도인 공동체들이 선교 정신으로 연합하여 함께 기도하고, 삶의 증거를 보여 주며, 재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복음화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와 더불어 선교 사명을 수행하기

10.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선교 사명을 수행할 때에 복음화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에게서 영감을 얻도록 합시다. 그분은 성령께 이끌려, 겸손한 믿음 저 깊은 데서부터 생명의 말씀을 영접하였습니다. 예수님의 기쁜 소식이 우리 시대에 울려 퍼지도록 하는 것이 얼마나 긴박한 일인지 깨닫고, 우리가 “예” 하고 말할 수 있도록 동정 성모님께서 도와주시기를 빕니다. 죽음을 이기는 생명의 기쁜 소식을 모든 사람에게 가져다줄 수 있도록 우리 안에 새로운 열정이 일어나게 성모님께서 도와주시기를 빕니다. 모든 사람에게 구원의 선물을 가져다주는 새로운 길들을 발견하는 데 필요한 거룩한 담대함을 우리가 얻을 수 있도록 성모님께서 전구하여 주시기를 빕니다.

바티칸에서
2017년 6월 4일
성령 강림 대축일
프란치스코

<원문: Pope Francis, Message for World Mission Day 2017 Mission at the heart of the Christian faith, 2017.6.4. 이탈리아어도 참조>

영어: http://w2.vatican.va/content/francesco/en/messages/missions/documents/papa-francesco_20170604_giornata-missionaria2017.html

이탈리아어: http://w2.vatican.va/content/francesco/it/messages/missions/documents/papa-francesco_20170604_giornata-missionaria201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