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5차 정기총회 미리보기
- 작성일2018/09/2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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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5차 정기총회 미리보기
주교 시노드는 지역교회의 사목자인 전 세계의 주교들이 교회의 중대사를 숙고하며 교황에게 자문할 목적으로 소집되는 회합이다. 정기총회는 3-4년 주기로 열리며, 필요에 따라 임시총회가 열리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교황 임명 대의원으로 유흥식 주교(대전교구장, 현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 위원장, 전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 주교회의 대표로 조규만 주교(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 위원장, 원주교구장), 정순택 주교(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 서울대교구 보좌주교)가 참석한다. 또한 참관인으로는 권미나 수녀(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유기서원 담당, 대구가톨릭대 의과대학 학생상담센터장)가 세계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UISG) 초청으로 참석한다. 주교 시노드는 교황이 의장을 맡으며, 사전 발표된 의안집(Instrumentum Laboris) 내용을 중심으로 삼고 주교들의 지역교회 현황 발표, 질의응답, 그룹 토의 등으로 진행한다. 모든 일정이 끝나면 시노드 사무처는 최종 보고서(Finale Relatio)를 작성, 각각의 항을 교부들의 표결에 부친 뒤 3분의 2 이상이 찬성한 문항들을 모아 발표한다. 후속 문헌으로는 시노드 주제와 결정사항에 대한 교황의 성찰과 사목 방향을 담은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후속 교황 권고’(Post-Synodal Apostolic Exhortation)가 발표된다. 예컨대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 2016년)은 가정을 주제로 한 2015년 제14차 주교 시노드 정기총회 후속 교황 권고였다. 이번 시노드 정기총회에 참석하는 교부(敎父, Father: 교회의 스승이 되는 성직자들을 아버지에 빗대 이르는 말)들은 의장 프란치스코 교황, 사무총장 로렌초 발디세리 추기경과 사무차장 파비오 파베네 주교, 책임 보고관 세르지우 다 로차 추기경, 특별 서기 자코모 코스타 신부와 로사노 살라 신부, 정보위원회 위원장 파올로 루피니 박사와 총무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 동방 가톨릭교회 대표 20명, 각국 주교회의에서 선출한 대표 주교 156명(아프리카 42명, 북아메리카 8명, 라틴 아메리카 36명, 아시아 26명, 유럽 47명, 오세아니아 5명), 국제 남자수도회에서 선발한 대표 10명,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을 비롯한 교황청 관료 16명, 교황 임명 대의원 성직자 39명, 시노드 평의회 위원 15명 등이다. 투표권은 없으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참석자는 특별서기협력관 22명, 참관인 50명, 시노드 사무처 관계자 58명이다. 이웃 그리스도교 대표 5명, 특별 초청 인사로 지난 8월 한국을 방문했던 떼제공동체 원장 알로이스 수사도 합류한다. 주교회의, 국제 모임, 온라인 설문에서 의견 수렴 정기총회 의제들은 주교 시노드 사무처가 2018년 5월 8일 발표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5차 정기총회 의안집’에서 볼 수 있다. 의안집은 교부들이 젊은이들의 현실을 “인식”하고, 식별이 필요한 문제들을 “해석”하며, 따라야 할 사목 방향과 내려야 할 결정을 “선택”하도록 이끄는 구조로 작성되었으며, 현대의 모든 젊은이가 사제직, 수도생활, 혼인 등 자신의 고유한 성소(聖召: 하느님의 부르심)를 발견하도록 돕고 성덕(holiness, 거룩함)의 아름다움을 전하고자 하였다. 의견 수렴 절차를 살펴보면, 교황청은 2017년 1월 13일 시노드 예비문서에 세계 각국 주교회의와 주요 교회 기구들에 보내는 설문을 첨부해 지역교회의 현황과 의견을 모았다. 2017년 9월 11-15일에는 ‘세계 젊은이들의 상황에 관한 국제 세미나’에 전문가들과 젊은이들이 참여하여 오늘날 젊은이들이 놓인 상황에 대한 성찰과 의견 수렴이 이루어졌다. 젊은이들을 향한 소통도 두드러졌다. 교황청은 2017년 6-12월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다국어 온라인 설문’을 진행해 10만 명이 넘는 응답을 받았다. 시노드 준비 과정에서 일반 대중의 의견을 모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8년 3월 19-24일 로마에서는, 전 세계 300여 명의 행사 참가자와 1만5천여 명의 SNS 사용자가 참가한 가운데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5차 정기총회 준비모임’이 이루어졌다. 이렇게 예비문서, 국제 세미나, 온라인 설문, 준비모임에서 수집한 자료와 의견들을 모아 의안집이 완성되었다. 젊은이들을 향한 교황과 교황청의 응원 젊은이들을 향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심은 잘 알려져 있다. 3년마다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YD)에는 역대 교황들이 매번 참석했지만, 특별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한국의 대전교구에서 열린 제6차 아시아청년대회(AYD) 초청에 응답해 아시아 젊은이들과 직접 만났다. 또한 교황은 2018년 8월 12일 서울대교구에서 열린 제4차 한국청년대회(KYD) 개막 미사에도 강복 메시지를 보내 한국 젊은이들을 격려했다. 한편 시노드 사무처는 공식 홈페이지(synod2018.va)를 통해 시노드 소식을 전하는 동시에, ‘젊은 증인들’(Young Witnesses) 섹션을 통해 각자 삶의 자리에서 신앙을 실천한 가톨릭 젊은이들을 소개해 왔다. 그 대표 인물은 하느님의 계시를 받고 백년전쟁에서 프랑스를 구한 성녀 잔 다르크(=요안나, 1412-1431년), 필리핀의 청소년 교리교사 성 베드로 칼룽소드(1654-1672년), 우간다의 순교자 성 가롤로 르왕가(1860-1886년), 대학생 신분으로 동료들과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를 결성한 복자 프레데릭 오자남(1813-1853년), 미국 메이저리그 최초의 라틴계 흑인 선수로서 유색인 선수들의 권익과 중남미 어린이들의 복지 증진에 헌신한 로베르토 클레멘테(1934-1972년) 등이다(영어판 기준). 시노드 기간에 로메로 대주교/바오로 6세 교황 시성식, 문재인 대통령 바티칸 방문 이번 주교 시노드 기간에는 교회 안팎으로 주목할 행사들이 예정되어 있다. 10월 14일에는 엘살바도르의 군부독재에 저항하다 1980년 미사 집전 도중 살해된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세계주교대의원회의를 제정한 바오로 6세 교황, 친척들의 학대 속에서도 다리가 썩는 고통을 하느님께 봉헌한 이탈리아 청년 눈치오 술프리치오 등 7명의 복자를 성인품에 올리는 시성식이 거행된다. 또한 10월에는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이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다고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선출 직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를 교황청 특사로 파견해 교황에게 친서를 전달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를 청했다. 2018년 1월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바티칸에서 교황청 외무장관 폴 리차드 갤러거 대주교를 만나 한국에 초청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같은 해 7월 방한한 갤러거 대주교를 통해 문 대통령을 바티칸에 공식 초청했다. 앞서 3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만큼, 이번 교황 알현의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