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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 2019년 축성(봉헌) 생활의 날 담화
  • 작성일2019/02/0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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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축성생활의 날 담화문

   주님 봉헌 축일인 2월 2일, 전체 교회는 제23차 ‘축성생활의 날’을 기념합니다. 세상 곳곳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살고 있는 수도자들, 재속회원들, 축성된 동정녀들과 은수자들, 사도생활단 회원 등을 특별히 기억하고, 이러한 삶에 대해 돌아보는 날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 신분으로 초대받은 이들이 자신의 부르심에 대해 더 깊이 묵상해 보는 날이기도 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헌장 제6장은 수도자들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하느님께 봉헌된 정결, 청빈, 순명의 복음적 권고는 주님의 말씀과 모범에 토대를 둔 것이며, 또 사도들과 교부들을 비롯하여 교회의 학자들과 목자들이 권장하는 것으로, 교회가 자신의 주님께 받아 주님의 은총으로 언제나 보존해 오는 하느님의 선물이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신분은, 교회의 신적이며 교계적인 구조를 헤아려 볼 때에, 성직자와 평신도 신분의 중간이 아니라, 그 양편에서 어떤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께 부르심을 받아 교회의 삶에서 특별한 은혜를 누리며 각자 자기 방식대로 교회의 구원 사명에 이바지하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교회헌장 43항 참조).

   교회헌장은 ‘하느님의 백성’에 대하여 이야기하고(2장), 그 하느님 백성의 한 부분인 주교, 사제, 부제의 교계제도를 이루는 성직자들에 대하여 말하고(3장), 이어서 평신도들에 대하여 언급합니다(4장). 그 뒤를 이어 교회 내 또 다른 신분을 구성하는 수도자들에 대하여 언급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 같은데 수도자들에 대한 부분은 제6장에 언급되어 있고, 제5장에서 ‘교회의 보편적 성화 소명’에 대하여 말하며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거룩함으로 불림을 받았음을 이야기합니다. ‘하느님께서 세상을 사랑하신 그 사랑을 바로 현세적 봉사 안에서 모든 사람에게 보여 준다면, 모든 그리스도인 자신의 생활 조건과 직무와 환경 속에서 또 그 모든 것을 통하여 날로 더욱 거룩해질 것이다’(교회헌장 41항).

   ‘완덕의 신분’이라고 하여 거룩함을 수도자들만의 덕이라 할 수 없고, ‘축성생활’이라고 표현하며 그 ‘축성’을 수도자들만의 전유물로 돌릴 수도 없습니다. “이미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로… 축성된 사람들이 특별한 축성을 받을 수 있다. 곧 성품성사를 받는 사람들은 ‘하느님의 말씀과 은총으로 교회를 사목하도록’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성되는 것이다. 한편 ‘그리스도인 부부는 그 신분의 의무와 존엄성을 위하여 특수한 성사로 견고하게 되고, 이를테면 축성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535항 참조). 하지만 축성생활회원들은 그리스도를 따르기 위하여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운 삶의 양식을 선택했기에 ‘연약한 인간성 안에 이루신 하느님의 놀라운 일들을 세상에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봉헌생활 20항).

   정결, 청빈, 순명의 복음적 권고를 실천하는 삶은 아시아 교회가 터잡고 있는 지리적, 문화적, 역사적, 종교적 배경 안에서 참으로 가난한 이들과의 대화, 문화와의 대화, 타종교와의 대화라는 ‘삼중의 대화’를 촉진할 수 있는 공통된 부분을 많이 지니고 있습니다. 세상의 변두리로 나아가 복음의 참된 기쁨을 나누는 것,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보는 것, 양극화가 심화되는 시대에 물질적 부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지 않고 참 행복의 정신을 보여 주며 살아가는 것,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각 개인들이 소외되는 시대에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가치와 연대의 가치를 보여 주는 것, 다른 종교에 있는 보편적 가치를 발견하고 함께 대화하는 것… 이러한 활동들을 지금까지 해 왔지만 이 시대에 요구되는 가치를 식별하며, 성령의 이끄심에 마음을 열어야 할 것입니다.

   축성생활을 살고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참으로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룰 때 복음의 기쁨을 이 세상에 증거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많은 이들이 그 증언에 이끌려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 복음의 가치를 보여 주는 삶을 선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축성생활회원들이 삶과 기도와 사도적 활동을 통해서 ‘참으로 강생하신 말씀이신 예수님의 생활양식과 행동방식에 대한 살아있는 기념’이 되고 ‘구세주의 삶과 가르침을 전해 주는 살아있는 전통’(봉헌생활 22항)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사랑의 원천이신 삼위일체 하느님께 봉헌하도록 합시다.

한국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회장 박현동 블라시오 아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