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화] 2019년 제14회 교육 주간 담화문
- 작성일2019/05/1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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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을 일구고 돌보게 하셨다”(창세 2,15 참조)
사랑하는 교육자, 학부모, 그리고 청소년 여러분,
2019년 교육 주간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가, 오늘날 심각한 생태 환경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기여할 ‘생태 지킴이’라는 책임 의식을 깨달아, 가정과 학교, 직장과 교회에서 ‘생태 영성’을 실천하기를 촉구합니다.
회칙 「찬미받으소서」
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를 발표하셨습니다. 이 회칙은 생태 환경에 관하여 발표된 첫 교황 문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교황께서는 이 회칙을 통하여 지구 안에서 벌어지는 환경 파괴의 모습을 서술하고 그 근원적 원인을 분석하면서,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깊은 신학적인 성찰과 더불어 구체적인 대책과 대안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이로써 우리는 인류 ‘공동의 집’이며 ‘누이이자 어머니’인 지구를 돌볼 책임에 대하여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인간이 불러온 생태 위기
오늘날 지구의 흙과 물과 공기 그리고 그 안에 사는 생명체는 점점 더 심각하게 병들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 공동의 집인 지구는 자동차와 공장의 매연, 산성화된 토양과 물, 살충제와 제초제 같은 독극물, 그리고 주로 대도시에서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와 폐기물로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습니다(21항 참조). 요즘 우리나라에서 여러 날 계속되는 미세 먼지에 관한 뉴스는 우리나라의 대기 질이 매우 나빠졌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사실 지구의 온난화와 해수면의 상승, 산림 파괴 등은 화석 연료를 남용하여 생긴 일입니다. 식수 부족과 수질 악화는 세제와 화학 제품이 강, 호수, 바다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해마다 수천 종의 동물과 식물, 미생물이 사라지고 있는데, 이는 고속도로와 수자원 저장 둑 건설, 특정 지역에 울타리 치기와 합성 농약 사용 등이 원인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시멘트와 아스팔트, 유리와 금속이 넘쳐나는 도시에 살고 있으며, 토지와 임야 등 자연 공간을 사유화함으로써 자연이 주는 평화와 치유를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간 환경과 자연환경은 함께 악화됩니다(48항 참조). 예를 들어, 물고기 개체 수의 감소는 영세 어민을 어렵게 만들고, 수질 오염은 생수를 사 먹을 수 없는 가난한 사람을 위협합니다. 해수면의 상승은 해안 주변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을 갈 곳이 없는 처지로 만듭니다.
지구는 “지금 울부짖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지구에 선사하신 재화들이 우리의 무책임한 이용과 남용으로 손상을 입었기 때문입니다”(2항). 우리가 겪는 환경의 위기는 우리 인간들이 불러온 것입니다(82항 참조).
생태 영성의 회복
우리는 환경의 위기로 이미 많은 것을 잃었지만, 아직 모든 것을 잃지는 않았습니다. 우리는 다시 옳은 것과 선한 것을 선택하면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205항 참조). 무엇보다도 우리가 생태 영성을 갖추어야 하겠습니다.
생태 영성이란 생태적 회개와 실천을 포함합니다. 생태적 회개는 인간 사회와 자연 생태계가 서로 의존하고 발전시킨다는 통합적 사고를 하는 것(139항 참조), 그리고 무절제한 욕망으로 동물과 식물, 자연환경에 저질러 온 생태적 죄악을 뉘우치고 이를 기워 갚는 생태적 보속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생태적 실천이란 과잉 구매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소비 지향적 습관을 고치는 것과(218항), 물건을 쉽게 쓰레기로 만드는 ‘버리는 문화’를 근절하는 것입니다(22항).
생태 지킴이의 역할
‘생태 지킴이’는 생태 영성을 실천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생태 영성에 따라 사는 이들은 공동의 집인 지구를 살리기 위하여 함께 투신하기에 ‘생태 지킴’은 개인의 과업이 아닌 공동체 운동으로 발전해야 합니다(219항 참조). 이에 우리 모두가 생태 지킴이가 되기를 바라며, 가정과 학교, 직장과 교회에서 다음 사항을 함께 실천하자고 권고합니다.
◯ 생태적 회개: 우리가 자연환경을 멋대로 남용하고 약탈하였음을 뉘우치고, 우리가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과 함께 발전하고 소멸한다는 생각을 잊지 맙시다.
◯ 생태적 실천: 쉽게 쓰레기를 배출하는 ‘버리는 문화’를 바꾸고 최소의 자원을 사용하고 소비를 절제하며 재사용과 재활용을 늘 실천합시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의 섭리 안에서 우리 모두가 생태 지킴이의 역할을 기쁘고도 행복하게 이어 가기를 바라며 부활하신 주님의 축복을 드립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위원장 문창우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