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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교구장 신년 메세지
  • 작성일2019/12/3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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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교구장 신년 메세지

+ 찬미예수님,

경자년(更子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기해년 한해가 다사다난했습니다.
경제는 침체되고, 정치는 난장판이었습니다.
국민들은 태극기와 촛불로 갈라졌습니다.
남북으로 갈라진 것도 모자란 듯.
허다한 날들을 광장에 모여 소리질러가며 소일했습니다.
서로를 향해 욕질을 해댔습니다.
함께 힘을 합해 다른 나라와 경쟁하기도 힘겨운데.

태양은 경자년 새해에도 다시 떴습니다.
태양은 희망의 상징입니다.
지난 기해년이 힘들고 어려웠어도 희망을 가지라는 듯 다시 솟아올랐습니다.
태양이 경자년 새해에도 여전히 솟아오르듯
하느님께서는 새해에도 여전히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하느님은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여전히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돌아오는 아들을 기다리는 아버지처럼
안타깝고 애절한 마음으로 오늘도 우리를 기다리십니다.
행여나 돼지들이나 먹는 음식이나 먹으며 거리를 방황하지 않을까 염려하면서

올해는 우리가 아버지께 돌아가는 여정의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 손에 효도할 선물꾸러미가 없어도 됩니다.
화려한 의상을 입지 않아도 됩니다.
애타게 기다리는 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됩니다.

이왕이면 다른 친구들도 함께 데려갔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은 함께 사는 존재들입니다.
기쁨은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커집니다.
아버지께서 베푸시는 잔치가 더욱 풍성해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복(福)이란 한자는 하느님(示)께서 첫 번째(一) 사람(口) 아담에게
에덴동산(田)을 주신 것을 표현한 것이라는 풀이가 있습니다.
진정, 복이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하늘나라를 주시는 것입니다.

교우 여러분! 경자년 새해에 하느님의 축복 많이 받으세요.

2020년 새해 아침에

천주교원주교구  조규만 바실리오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