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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46년 만의 재심…지학순 주교, 일부 무죄 판결
  • 작성일2020/09/24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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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cpbc 가톨릭평화방송
http://www.cpbc.co.kr/CMS/news/view_body.php?cid=787728&path=20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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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정희 정권 시절 유신헌법 무효를 주장해 옥고를 치른 故 지학순 주교.
46년 만에 재심이 열렸는데, 일부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기자] 정의롭지 못한 정권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성직자.
故 지학순 주교가 긴급조치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았습니다.
재판부는 "긴급조치 1·2·4호는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범죄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주거 제한 명령을 받은 상태에서 밖에 나가려다 공무원을 밀쳤다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선 "실체 판단을 할 수 없다"며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내란 선동 혐의에 대해선 "재심 사유가 없다"며 유죄를 유지했습니다.
1965년 3월 초대 원주교구장에 임명된 지 주교는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1974년 7월 해외에서 돌아오자마자 연행됐습니다.
지 주교는 며칠 뒤 풀려났지만, 유신헌법은 무효라는 양심선언을 발표해 다시 끌려갔습니다.

<김수환 추기경 / 당시 서울대교구장>
"우리가 가지고 있는 건 양심 밖에 없고, 그래서 내가 지 주교님 보고 ‘양심대로 하십시오’. 그런 의미로 다른 것 어떻게 계산을 해볼 수가 없으니까."

지 주교는 징역 15년과 자격정지 15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습니다.
가톨릭교회는 대대적인 구명운동을 벌였습니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도 이때 결성됐습니다.
지 주교는 결국 이듬해인 1975년 석방됐습니다.
이후 민주화와 인권 운동에 힘을 쏟다가 1993년 선종했습니다.
지학순 주교의 사목표어는 ‘빛이 되라’입니다.
지학교 주교는 사목표어 그대로 어두운 세상을 밝히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지학순 주교 / 초대 원주교구장>
"종교에서 하는 게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기류는 이렇다는 것을 종교가 대변한 것일 뿐이지,
종교가 꼭 뭐 해라 안 해라가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기류는 이렇다.
우리가 아는 한도 안에서는 이 얘기지. 그걸 알려주는 거야."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6·10 민주항쟁 33주년 기념식에서 지학순 주교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제33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
"시대의 양심 고 지학순 주교님, 5·18 민주화운동의 산증인 고 조비오(철현) 신부님, 실로 이름 그 자체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이며, 엄혹했던 독재시대 국민의 울타리가 되어주셨던 분들입니다."

지 주교의 유족은 유죄 판결을 받은 부분에 대해 재심을 청구할 지 검토 중입니다.

CPBC 김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