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의 시복 예비 심사에 즈음하여
- 작성일2016/05/2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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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의
시복 예비 심사에 즈음하여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국 천주교회가 가졌던 초기 순교자들에 대한 시복 시성의 간절한 염원은 1984년 ‘한국 103위 순교 성인’의 탄생으로 뜨겁게 불타올랐고, 2014년 마침내 그토록 한마음으로 기도하고 염원했던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가 복자로 선포되는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이 기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국 천주교회의 초석으로서 신앙의 훌륭한 모범을 보여주셨던 초기 순교자들이 아직 시복 시성의 영예를 입지 못함을 애석하게 생각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복자 124위 안에 포함되지 못한 초기 순교자들의 시복 추진을 더욱 간절히 바라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각 교구에서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시복 추진 대상자 133위를 선정하였고, 주교회의 2013년 춘계 정기총회에서 새로 추진하는 안건의 제목을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리고 2013년 4월 26일에는 시성성으로부터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의 예비심사 관할권 승인 교령(Prot. N. 6625/10)을 받았습니다. 주교회의 2014년 추계 정기총회는 이 안건의 청원인으로 김종강 신부를 임명하는 데 동의하였고, 주교회의로부터 합법적으로 임명된 청원인 김종강 신부는 2016년 3월 1일에 이 안건의 청원서를 본인에게 제출하였습니다.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는 3년 전부터 역사 및 고문서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왔으며, 앞으로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의 시복을 위한 신학적 검증은 물론, 관련 자료와 유물의 수집과 감정을 거쳐 그분들의 삶과 성덕, 순교 사실에 대한 진실을 조사하는 ‘예비 심사’(성 요한 바오로 2세의 교황령, 「완덕의 천상 스승」, 제1장 참조)를 진행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자 여러분이 각별한 관심을 갖고 기도해 주시기를 바라며, 순교자들의 삶이나 순교 사실들과 관련된 유익한 정보를 소지하고 계시는 분들은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에 제출해 주시기를 요청 드립니다.
이에 덧붙여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사항을 신자 여러분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하느님의 종들에 대하여 그분들의 삶과 성덕을 검토하는 이 예비 심사 동안에는 어떠한 종류의 공식 장엄 행사나 찬양 기도가 성당 안팎에서 모두 금지됩니다(시성성의 시행령, 「주교들이 행할 예비 심사에서 지킬 규칙」, 제36조 참조). 둘째, 순교자들의 초상이나 순교 장면들을 그릴 때 성인 성녀임을 나타내는 후광을 넣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기도하면서 성지순례를 하거나 그분들에게 전구를 청하는 것은 권장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종 133위의 시복 추진을 통하여 신앙의 선조들의 믿음을 기리고 그분들의 전구를 통하여 한국 천주교회의 내적 쇄신과 발전을 이루고자 합니다. 우리 모두는 이 땅에 그리스도의 복음이 더욱 널리 전파하는 사명을 받고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의 종 133위의 시복 추진으로 순교자들과 관계된 역사적 사실과 그 의미가 밝혀지게 됩니다. 신자 여러분이 이러한 시복시성 추진의 참뜻을 잘 이해하고 살려서, 한국 천주교회가 주님 보시기에 좋은 공동체로 성장하도록 열심히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6년 5월 29일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에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안명옥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