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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교서] 교회의 순례지(Sanctuarium in Ecclesia)
  • 작성일2017/04/2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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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순례지 관할권의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이관에 관한 자의 교서

교회의 순례지(Sanctuarium in Ecclesia)

1. 순례지는 교회 안에서 “매우 큰 상징적 가치”1)를 지니며, 순례는 참다운 신앙 고백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성화나 성상을 바라보면서 하느님께서 우리와 가까이 계심을 더욱 깊이 체험하고자 하는 희망을 확인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심오한 열망에 당신께서 귀 기울이시고 응답하신다는 확신을 가지도록 우리 마음을 열어 주시는 분이십니다.2) “하느님 백성의 자발적인 선교 활동의 참다운 표현”3)인 대중 신심에서 순례지는, 기도와 신심과 그리고 모든 사람의 삶 속에 토착화된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믿음이라는 훌륭한 전통을 드러낼 수 있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실제로 초세기 이래 첫 번째 순례는 예수님께서 사셨던 장소와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의 신비를 선포하셨던 장소, 무엇보다 예수님 부활의 가시적 표지인 빈 무덤이 있는 곳으로 향하였습니다. 그 뒤로 순례자들은 여러 전통에 따라 사도들의 무덤이 발견된 장소들을 향하여 길을 나섰습니다. 마침내 여러 세기를 거쳐 이러한 장소들로 순례의 폭이 넓어져, 오늘날 이러한 대다수 순례지에서 대중 신심을 통하여 하느님의 어머니와 성인들과 복자들의 신비스러운 현존을 직접 체험하였습니다.4)  

2. 오늘날도 여전히 세계 각지의 순례지는 믿는 이들의 소박하고 겸손한 신앙의 분명한 표징으로, 이들은 신자로서 자기 존재의 본질적 차원을 이 거룩한 장소들에서 찾습니다. 이들은 순례지에서 하느님과의 친교, 동정 마리아의 온유하심, 성인들의 통공을 깊이 체험합니다. 이는 성령의 활동과 은총의 삶을 거스르는 위기에 처했을 때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참다운 영성 체험입니다. 인류 가족과 공동체들은 여러 순례지를 자기 생활의 일부로 여겨, 이를 통하여 여러 세대의 정체성이 형성되고 심지어 어떤 나라에서는 역사에까지 영향을 끼칩니다.

끊임없는 순례자들, 전례 거행과 병행하여 바치는 하느님 백성의 겸손하고 단순한 기도, 많은 신자들이 받았다고 확신하는 은총, 그리고 그 장소의 아름다운 풍광 덕분에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순례지들이 어떻게 우리 시대의 복음화에 없어서는 안 될 기회가 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3. 신앙의 위기가 현대 세계를 잠식해 들어가고 있음에도 여전히 이러한 장소들은, 순례자들이 오늘날의 바쁜 일상 가운데서 휴식과 침묵과 관상의 시간을 지내려고 방문하는 거룩한 곳으로 여겨집니다. 숨은 열망은 그들 안에 있는 하느님을 향한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그리하여 순례지는 자신을 재발견하고 회개에 필요한 힘을 되찾는 참된 안식처가 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순례지에서 신자들은 본당과 그리스도인 공동체 안에서 영위하는 일상의 여정에 필요한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순례와 일상생활의 어우러짐은 사목에 큰 도움이 됩니다. 더욱 확신에 찬 증언을 통하여 복음화에 투신하도록 다시금 불꽃을 당겨 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순례지로 나아가는 발걸음, 그리고 그러한 장소들이 드러내는 영성에 참여하는 것은 그 자체로 강력한 사목적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을 만한 복음화 활동입니다.5) 

4. 그렇기에, 순례지는 본질적으로 하느님 말씀이 선포되고, 성사 특히 고해성사와 성체성사가 거행되며, 사랑의 증거로써 복음화에 대한 교회의 크나큰 헌신을 보여 주는 거룩한 장소입니다. 또한 이로써 참다운 복음화의 장소라는 특징을 지닙니다. 여기에서는 첫 선포부터 거룩한 신비들의 거행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삶에서 일하시는 하느님 자비의 강력한 활동이 드러납니다.

각각의 순례지마다 고유한 영성을 통하여 순례자들은 그리스도교 교육과 거기에서 흘러나오는 필수적인 사랑의 증언에 더욱 책임감 있게 참여하도록 “복음화 교육”6)을 받게 됩니다. 또한 순례지는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교리 교육에 기울이는 노력에 크게 이바지합니다.7) 또한, 각 시대에 맞갖은 토대를 갖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은, 믿는 이들이 마땅히 더욱 성숙해지고 신앙의 책무를 깨닫도록 함으로써 참으로 그들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1테살 1,3 참조). 끝으로, 순례지의 문은 아픈 이들과 장애를 가진 이들, 무엇보다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 난민들과 이민들에게 활짝 열려 있습니다.

5.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순례지는 현대 사회의 새 복음화의 역할을 하도록 요청받고 있으며, 교회는 순례지와 신심 장소들의 순례를 통해서 드러나는 진심 어린 행동의 중요성을 사목적으로 인정하도록 요청받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본인은 교회의 순례지에서 이루어지는 사목 활동의 발전을 촉진하고자, 교황령 「착한 목자」(Pastor Bonus) 제97조 1항에 따라 지금까지 성직자성에 부여되었던 권한들을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로 이전하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신자들의 신심을 위한 여행과 관련하여 같은 교황령 제151조에 규정된 권한들을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로 이전합니다. 다만, 적법한 교회 권위들과, 특별법으로써 특정 순례지 관련 기구에 속한 이들이 맡았던 책무는 침해받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본인은,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가 앞으로 다음과 같은 책임을 지니도록 결정합니다.

가) 국제적 순례지를 조성하고, 교회법 제1232-1233조에 따라 거기에 해당하는 정관을 승인하는 책임
나) 순례지의 복음화 역량을 증진하고 순례지의 대중 신심을 증진하는 방안들을 연구하고 실행하는 책임
다) 새복음화의 원동력이 되도록 유기적인 순례지 사목을 촉진하는 역할
라) 대중 신심과 신심 장소 순례에 관한 사목 쇄신에 공동 참여를 권장하고자 국가적, 국제적 모임들을 장려하는 역할
마) 순례지와 신심과 경배의 장소들에서 일하는 이들을 위한 구체적 교육을 증진하는 역할
바) 순례자들이 여정 내내 지속적이고 일관된 영적 도움을 교회에서 받아, 이러한 체험으로 개개인이 더욱 큰 열매를 얻을 수 있도록 감독하는 역할
사) 교회의 복음화 활동의 특별한 방식인 아름다움의 길(via pulchritudinis)을 따라 순례지의 문화와 예술을 드높이는 역할

본인은 자의 교서 형태로 발표된 이 교황 교서에서 정한 모든 것을 온전히 준수하도록 명령합니다. 마땅히 특별히 언급할 만한 것이라도 이에 반대되는 모든 것은 무효입니다. 그리고 본인은 이 자의 교서를 일간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L’Osservatore Romano)에 게재하여 선포하고, 선포한 날부터 15일 이후부터 효력을 가지도록 결정합니다. 그런 다음에 이 자의 교서는 『사도좌 관보』(Acta Apostolicae Sedis)에도 발표할 것을 명령합니다.  

바티칸에서
교황 재위 제4년
2017년 2월 11일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프란치스코
                         

<주>
1. 교황청 경신성사성, 「대중 신심과 전례에 관한 지도서: 원칙과 지침」(Directory of popular piety and liturgy. Principles and guidelines), 2002, 263항.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 제29호(2004), 27면.
2.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 지역 주교회의 제5차 총회, 「아파레시다 문헌」, 2007.6.29. 참조.
3.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 2013.11.24., 122항,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16(제2판 17쇄).
4. 교황청 이주사목평의회, 「2000년 대희년의 순례」(The Pilgrimage in the Great Jubilee of 2000), 12-17항,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 제7호(1998), 1998.4.25., 140-146면 참조.
5. 「복음의 기쁨」, 124항과 126항 참조.
6. 바오로 6세, 교황 권고 「현대의 복음 선교」(Evangelii nuntiandi), 1975.12.8., 48항,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12(제3판 6쇄), 개정판,
7. 교황청 이주사목평의회, 「순례지」(The Shrine, memory, presence and prophecy of the living God), 1999.5.8., 10항,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 제12호(1999), 59면 참조.


<원문: Sanctuarium in Ecclesia Apostolic Letter of the Holy Father Francis in the form of a Motu Proprio transferring competence for Shrines to the Pontifical Council for Promoting the New Evangelization, 2017.2.11., 이탈리아어도 참조>
 
영어: http://w2.vatican.va/content/francesco/en/motu_proprio/documents/papa-francesco-motu-proprio_20170211_sanctuarium-in-ecclesia.html

이탈리아어: http://w2.vatican.va/content/francesco/it/motu_proprio/documents/papa-francesco-motu-proprio_20170211_sanctuarium-in-ecclesia.html#_ftn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