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2025년 희년 표어 설명 “희망의 순례자들”
  • 작성일2022/04/07 08:40
  • 조회 850
2025년 희년 표어 설명
희망의 순례자들

 


희망은 인간이 지닌 근본적 특징이지만, 인간을 인간이게끔 하는 것은 인간이 희망하는 방식입니다. 자고로 인간은 자기 미래의 기쁨과 슬픔을 예견해 왔다고 전해집니다. 인간 존재의 어떤 순간에 고통과 근심을 맞닥뜨리게 될 때, 그래도 인간이 계속 살아갈 힘을 주는 것이 바로 희망입니다. 판도라 상자의 신화가 그 현재적 의미로 되살아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제우스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고난으로 가득 찬 상자를 인류에게 주었지만, 그 상자는 열려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판도라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상자를 열었고, 그 상자에 담겨 있던 모든 불행이 밖으로 나갔습니다. 판도라는 황급히 상자를 닫았지만, 상자 안에 남은 것이라고는 인류를 위로해야 할 희망뿐이었습니다.

그리스인들과는 다르게 성경에서 희망은 결코 중립적이거나 일반적인 기다림으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선을 기대하는 것이 희망의 특징이기 때문에, 오히려 희망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구별됩니다. 인간 존재는 숨이 붙어 있는 한 희망합니다. 희망하는 것은 현재에서 그리고 현재의 문제로부터 회피가 아니라, 하느님을 믿는 이들이 얻는 안정감의 토대입니다. 이것이 바로 성경 본문에서 희망이 언제나 믿음과 사랑과 함께 언급되는 이유입니다. 고통과 위험의 상황 안에서 인간 존재는 해방되기를 바라며 하느님께 의탁합니다. 이사야 예언자의 말에서 이 사실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보라, 하느님은 나의 구원. 신뢰하기에 나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주님은 나의 힘, 나의 굳셈. 나에게 구원이 되어 주셨다”(이사 12,2). 다시 말해 인간은 어느 모로 자신의 현재는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미래는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희망이 가득한 믿음으로써 하느님께 자기 자신을 내어 맡길 수 있을 뿐입니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에게 희망은 세 가지 순간으로, 곧 미래에 대한 기다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인내로 구분되었습니다. 바오로는 다음과 같이 말하며 그 의미를 종합적으로 정의합니다. “사실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보이는 것을 희망하는 것은 희망이 아닙니다. 보이는 것을 누가 희망합니까?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기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립니다”(로마 8,24-25). 그래서 바오로에게 그리스도인은 “희망 속에 기뻐하고 환난 중에 인내하며 기도에 전념하는”(로마 12,12) 이들입니다. 이처럼 그리스도교의 본질은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떼려야 뗄 수 없는 일치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희망은 모든 사람을 만나러 밖으로 나가고 그 어떤 이도 거부하지 않습니다. 희망은 정적이지 않고 역동적입니다. 희년의 표어인 ‘희망의 순례자들’은 이러한 근본 개념들을 표현하고, 이 개념들을 순례자들이 시작해야 할 여정과 결합시키고자 합니다. 이 여정에서 순례자들은 희망으로 인도되고 희망과 동행할 뿐만 아니라, 희망을 키워 나가도록 부름받습니다. 이는 마치 희망이 믿음과 사랑과 손을 꼭 잡고 함께 나아가, 서로 일치하며 충만하게 자기실현을 이루는 것과 같습니다. 순례자들은 “그들이 지닌 희망에 관하여 대답”(1베드 3,15)하도록 부름받습니다.



 
<원문 Pontifical Council for the Promotion of the New Evangelization, Jubilee 2025 Pilgrims of Hope, 영어와 이탈리아어>

영어: http://www.iubilaeum2025.va/en/logo.html

이탈리아어: http://www.iubilaeum2025.va/it/logo.html



 

[내용출처 - https://cbck.or.kr/Notice/20220253?gb=K1200 ]
[해당 부분을 어문 저작물, 음향·영상물, 컴퓨터 데이터, 기타 저작물 등에 인용할 때에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 저작권 사용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