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한국교회 노인사목 방향은?
- 작성일2022/07/22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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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가톨릭신문 | 염지유 기자 gu@catimes.kr | 기사원문보기
노인의 존엄성 회복하도록 돕는
심도 있는 연구와 프로그램 절실
노인대학 중심 획일적 교육
다양한 욕구 충족 어려워
내면 성찰과 영적 성장 돕고
노년의 의미·역할 찾아줘야
교회 내 고령 인구가 급격히 늘어가는 상황에서 노인사목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새로운 노인사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사목자들의 제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1」에 따르면 2021년 교회의 65세 이상 신자 비율은 23.1%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20%가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보는 UN의 기준을 교회에 적용하면 한국교회는 초고령교회다. 머지않은 미래에 65세 이상 인구로 포함될 50대까지 범위를 확대하면 고령 신자는 전체 신자의 50.7%로 교회의 반을 차지한다. 한국교회 노인사목의 현주소를 짚어봐야 하는 시점이다.
노인사목의 대표 사례는 본당 노인대학이지만 현재 노인대학의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이 있다. 서울대교구 사목국 노인사목팀 담당 나종진(스테파노) 신부는 “대부분 노인대학은 친교와 문화 활동 중심으로 진행돼 노년의 내면 성찰과 영적 성장을 돕기 어렵다”고 말했다. 나 신부는 노인들이 신앙을 가꾸며 신앙 전수자 역할을 하고, 풍요로운 노년을 보낼 수 있게 하려면 노인대학이 신심 활동 프로그램을 갖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 신부는 또 노인대학에서 ‘욕구에 따른 맞춤 커리큘럼’을 구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인을 세대별로 묶을 게 아니라 취향에 따른 교과과정을 다양하게 준비해 각자가 적합한 교육을 받고, 가정·사회·교회 내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으며 여생을 의미 있게 채우도록 도와야 한다는 설명이다.
노인들의 욕구 파악이 중요하다는 의견에 의정부교구 노인사목부 담당 김청렴(도미니코) 신부도 공감했다. 김 신부는 “노인에게도 다양한 욕구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획일적 교육보다 그들의 필요를 충족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신부는 또 “현재 여러 교구에서 노인대학 외 여러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있지만 주로 일회성 교육이나 활동 위주”라며, 노인사목에 다각도로 접근하고 심도 있는 연구로 지속성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들이 건강과 경제 능력, 사회적 역할의 상실 속에서 고독감을 느끼고 자아 존중감을 잃는다는 연구 결과가 상당수다. 이에 따라 교회가 나서서 노년의 의미를 일깨우고 노인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일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주교구 가정사목국장 이금재(마르코) 신부는 우리 사회의 노인 소외 현상을 교회 안에서도 볼 수 있다면서 “노인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들의 고독과 외로움을 어루만지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노인대학에서 문화생활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인이 신앙 안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지나온 삶에 보람을 느끼게 하는 영적 프로그램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신부는 교회는 노인사목에 청소년·청년사목 버금가는 비중을 둬야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