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캐나다 순방 의미는… 지난 잘못에 대한 참회의 시작
- 작성일2022/07/28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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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가톨릭신문 | 발행일2022-07-31 [제3305호, 5면] |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 | 기사원문보기
역사적 과오에 용서 청하고 동시에 피해자 요청에 응답
충분한 배상과 피해 조사로 참회에 대한 증거 제시할 듯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캐나다 방문은 37번째 해외 사목방문이다. 7월 24일부터 30일까지 일주일 동안 이어진 이번 사목 방문 중 교황은 에드먼턴, 매스쿼치스, 퀘벡, 이칼루이트 등 4개 도시에서 캐나다 원주민들과 만났다.
■ 원주민과의 만남과 사과
교황은 지난 7월 17일 삼종기도 석상에서 캐나다 순방에 ‘참회’의 목적이 있음을 시사했다. 교황은 또 캐나다를 향해 떠난 7월 24일, 비행기를 타기 전 게시한 트위터 메시지에서도 이번 순방에 대해 다시 한번 ‘참회의 순례’임을 상기시켰다.
“사랑하는 캐나다의 형제자매 여러분, 저는 원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여러분 가운데로 갑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저의 참회의 순례가 이미 시작한 화해의 여정에 이바지할 수 있길 바랍니다. 기도로 저와 함께해 주십시오.”
85세의 고령과 무릎 통증으로 교황은 7월 2~7일로 예정됐던 콩고민주공화국과 남수단 사목 방문을 취소했다. 하지만 교황은 지난 4월 캐나다 원주민들과 교황청에서 만나 그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에 대해 공감하고 캐나다를 반드시 방문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켰다.
교황의 캐나다 순방은 원주민 공동체들과의 만남이 중심을 이뤘다. 순방 이틀째인 25일, 교황은 캐나다 방문의 첫 번째 목적지인 매스쿼치스에서 오전 10시 이누이트, 메티스, 퍼스트 네이션 등 캐나다 원주민 공동체와 만났다.
27일에는 에드먼턴에서 퀘벡으로 이동해 원주민 출신 메리 사이먼 캐나다 총독 등 정부 고위 관리들을 만나고 원주민 대표단과 다시 만났다. 그리고 29일에는 퀘벡에서 다시 한번 원주민 대표단과 회동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같은 날 오후 늦게 이칼루이트에서 원주민 기숙학교 출신 학생들과 비공개로 만났다.
■ 복음에 어긋나는 악행
교황은 이번 순방에서 가장 먼저 원주민 기숙학교 참사에 대해 가톨릭교회의 책임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사죄와 함께 용서를 청했다. 교황의 첫 마디는 겸허한 사죄였다.
교황은 매스쿼치스에서 원주민들과의 첫 만남이 이뤄진 25일, 가톨릭교회가 캐나다 원주민 기숙학교를 통해 저지른 악행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어긋나는, 재난과 같은 잘못이라고 일깨운다”며 깊이 사죄했다. 교황은 따라서 가톨릭교회는 “하느님 앞에 무릎을 꿇고 당신 자녀들의 죄에 대해 용서를 청한다”고 말했다.
교황의 사죄는 교회의 역사적 과오에 대한 참회와 용서의 청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는 피해자들의 요청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캐나다 ‘진실과 화해위원회’는 2015년 이래 계속해서 교황에게 “가톨릭교회가 운영한 기숙학교에서의 퍼스트 네이션, 이누이트, 메티스 어린이들에 대한 정신적, 문화적, 감성적, 육체적, 성적 학대에 대해서 캐나다 현지에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청해왔다. 교황의 이번 캐나다 방문은 이러한 피해자들의 요청에 대한 겸허한 응답이기도 하다.
교황이 이번 순방에서 정부 관리·외교관들과의 만남이나 일반 신자들이 참례하는 미사에서가 아니라, 원주민들과의 직접적인 만남의 자리에서 사죄하고 용서를 청한 것은 가톨릭교회의 진정한 사과의 뜻을 표시한 것으로 여겨진다.
■ 식민화 정책에 대한 성찰
교황의 사과는 단순한 아동 학대라는 사건에 대한 참회를 넘어선다. 교황은 오히려 가톨릭교회가 아메리카 원주민들에 대한 식민화 정책에 부역한 것을 폭넓게 사죄하고 있다. 교황은 매스쿼치스에서, 170만 원주민들을 대표하는 2000여 명의 원주민 지도자와 생존자들 앞에서, 기숙학교를 통한 원주민들의 ‘문화 파괴와 강제 동화 정책’ 전체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어긋나는 재난에 준하는 잘못이자 개탄스러운 죄악’이라고 비난했다.
최선의 진정성을 담기 위해 노력한 교황의 캐나다 사목 방문과 용서 청원에 대해 캐나다 현지에서의 반응은 대체로 지지의 뜻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원주민 생존자들과 유족들은 가톨릭교회에 대해 분노의 감정을 표시한다.
교황의 이번 공적 사과는 참회와 화해의 마무리가 아니라 시작이다. 피해자와 생존자들은 사과와 함께 구체적인 참회의 증거를 원한다. 피해자들은 충분한 보상과 배상,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은 더 많은 피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추가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교회는 이를 위해 당시 기숙학교들과 관련된 자료들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다.
역사적 과오에 용서 청하고 동시에 피해자 요청에 응답
충분한 배상과 피해 조사로 참회에 대한 증거 제시할 듯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캐나다 방문은 37번째 해외 사목방문이다. 7월 24일부터 30일까지 일주일 동안 이어진 이번 사목 방문 중 교황은 에드먼턴, 매스쿼치스, 퀘벡, 이칼루이트 등 4개 도시에서 캐나다 원주민들과 만났다.
■ 원주민과의 만남과 사과
교황은 지난 7월 17일 삼종기도 석상에서 캐나다 순방에 ‘참회’의 목적이 있음을 시사했다. 교황은 또 캐나다를 향해 떠난 7월 24일, 비행기를 타기 전 게시한 트위터 메시지에서도 이번 순방에 대해 다시 한번 ‘참회의 순례’임을 상기시켰다.
“사랑하는 캐나다의 형제자매 여러분, 저는 원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여러분 가운데로 갑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저의 참회의 순례가 이미 시작한 화해의 여정에 이바지할 수 있길 바랍니다. 기도로 저와 함께해 주십시오.”
85세의 고령과 무릎 통증으로 교황은 7월 2~7일로 예정됐던 콩고민주공화국과 남수단 사목 방문을 취소했다. 하지만 교황은 지난 4월 캐나다 원주민들과 교황청에서 만나 그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에 대해 공감하고 캐나다를 반드시 방문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켰다.
교황의 캐나다 순방은 원주민 공동체들과의 만남이 중심을 이뤘다. 순방 이틀째인 25일, 교황은 캐나다 방문의 첫 번째 목적지인 매스쿼치스에서 오전 10시 이누이트, 메티스, 퍼스트 네이션 등 캐나다 원주민 공동체와 만났다.
27일에는 에드먼턴에서 퀘벡으로 이동해 원주민 출신 메리 사이먼 캐나다 총독 등 정부 고위 관리들을 만나고 원주민 대표단과 다시 만났다. 그리고 29일에는 퀘벡에서 다시 한번 원주민 대표단과 회동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같은 날 오후 늦게 이칼루이트에서 원주민 기숙학교 출신 학생들과 비공개로 만났다.
■ 복음에 어긋나는 악행
교황은 이번 순방에서 가장 먼저 원주민 기숙학교 참사에 대해 가톨릭교회의 책임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사죄와 함께 용서를 청했다. 교황의 첫 마디는 겸허한 사죄였다.
교황은 매스쿼치스에서 원주민들과의 첫 만남이 이뤄진 25일, 가톨릭교회가 캐나다 원주민 기숙학교를 통해 저지른 악행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어긋나는, 재난과 같은 잘못이라고 일깨운다”며 깊이 사죄했다. 교황은 따라서 가톨릭교회는 “하느님 앞에 무릎을 꿇고 당신 자녀들의 죄에 대해 용서를 청한다”고 말했다.
교황의 사죄는 교회의 역사적 과오에 대한 참회와 용서의 청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는 피해자들의 요청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캐나다 ‘진실과 화해위원회’는 2015년 이래 계속해서 교황에게 “가톨릭교회가 운영한 기숙학교에서의 퍼스트 네이션, 이누이트, 메티스 어린이들에 대한 정신적, 문화적, 감성적, 육체적, 성적 학대에 대해서 캐나다 현지에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청해왔다. 교황의 이번 캐나다 방문은 이러한 피해자들의 요청에 대한 겸허한 응답이기도 하다.
교황이 이번 순방에서 정부 관리·외교관들과의 만남이나 일반 신자들이 참례하는 미사에서가 아니라, 원주민들과의 직접적인 만남의 자리에서 사죄하고 용서를 청한 것은 가톨릭교회의 진정한 사과의 뜻을 표시한 것으로 여겨진다.
■ 식민화 정책에 대한 성찰
교황의 사과는 단순한 아동 학대라는 사건에 대한 참회를 넘어선다. 교황은 오히려 가톨릭교회가 아메리카 원주민들에 대한 식민화 정책에 부역한 것을 폭넓게 사죄하고 있다. 교황은 매스쿼치스에서, 170만 원주민들을 대표하는 2000여 명의 원주민 지도자와 생존자들 앞에서, 기숙학교를 통한 원주민들의 ‘문화 파괴와 강제 동화 정책’ 전체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어긋나는 재난에 준하는 잘못이자 개탄스러운 죄악’이라고 비난했다.
최선의 진정성을 담기 위해 노력한 교황의 캐나다 사목 방문과 용서 청원에 대해 캐나다 현지에서의 반응은 대체로 지지의 뜻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원주민 생존자들과 유족들은 가톨릭교회에 대해 분노의 감정을 표시한다.
교황의 이번 공적 사과는 참회와 화해의 마무리가 아니라 시작이다. 피해자와 생존자들은 사과와 함께 구체적인 참회의 증거를 원한다. 피해자들은 충분한 보상과 배상,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은 더 많은 피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추가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교회는 이를 위해 당시 기숙학교들과 관련된 자료들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