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최양업 신부 시성 기원 희망의 순례
  • 작성일2022/08/29 07:59
  • 조회 1,102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cpbc 이힘기자 | 기사원문보기



[앵커] 성 김대건 신부의 뒤를 이은 우리나라 두 번째 사제이자, 지난해 탄생 200주년을 맞은 ‘땀의 순교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가경자 최양업 신부의 시성을 기원하는 희망의 순례가 순교자성월을 앞두고 마련됐습니다.

원주교구 배은하 신부, 수원교구 황창연 신부 등 사제들과 신자들이 함께한 순례에 저희 CPBC 김형순 피디가 동행했습니다.

순례 여정을 이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퍼붓던 비가 멈추고 구름 사이로 푸른 하늘이 드러난 지난 18일 충남 청양군 다락골성지.

귀를 찌를듯한 매미 울음소리를 뒤로 하고 이곳에 신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집니다.

청양 다락골성지는 땀의 순교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와 부친인 최경환 성인의 탄생지로서 유서 깊은 교우촌입니다.

다락골성지 소성당에 모인 신자들은 미사에 참여해 희망의 순례에 앞서 마음가짐을 다잡습니다.

40여 명의 순례단은 미사 후 부여군 내신면의 도앙골성지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최양업 신부가 1850년 10월 르그레즈와 신부에게 첫 서한을 쓴 장소인 도앙골성지는 최 신부의 귀국 초창기 사목의 중심지였습니다.

내포의 사도로 불리는 이존창의 전교활동으로 교우촌이 형성된 곳이기도 합니다.

이번 순례를 기획한 원주교구 배은하 신부는 최양업 신부의 헌신적인 노고가 신앙 후손들에게 더 많이 알려지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배은하 신부 / 원주교구 서부동본당 주임>
"더 많은 고생을 하면서 이 땅에 신앙의 씨앗을 뿌리고 자라게 했던 최양업 신부님의 헌신적 노고가 하느님 나라에서 이미 평가받았겠지만, 우리 후손들에게 더 잘 알려져서 지금은 극한 박해의 상황에서 피를 흘리며 순교해야 되는 것보다도 일상의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을 섬기며 최선을 다해 진리를 증거해야 되는 것이 우리 신앙인의 삶이라고 보는데 그런 모델이 바로 최양업 신부님이시다고 생각해서…"

순례의 행렬은 도앙골을 출발해 산막골성지로 이어졌습니다.

성지와 성지는 차량으로 이동했지만, 성지 도착 전 1.5Km 앞에서 도보로 이동한 순례단은 산막골에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교우촌이었던 천방산 산막골성지는 신앙선조들이 1839년 기해박해 이후 군란을 피해 인적 없는 벽지에 숨어서 신앙 공동체를 이루며 살던 장소입니다.

산막골성지는 다블뤼 주교와 페롱 신부의 사목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성필립보생태마을 원장 황창연 신부는 최양업 신부의 얼을 품은 성지를 순례하니 최 신부의 시성을 더욱더 열망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황창연 신부 / 수원교구 성필립보생태마을 원장>
"앞으로도 (최양업) 신부님이 사목하셨던 곳을 다 다녀볼 계획인데 다녀보니까 정말 울컥울컥해요. 신부님께서 이렇게 교우들을 사랑하고 한국 교회에 당신 하나밖에 없잖아요. 조선인으로서는. 그 11년 6개월 동안 정말 밤낮없이, 밤 낮 없이라는 게 왜 그러느냐면, 밤에 교우촌에 들어갔다가 새벽에 나와야 되니까…"

원주교구 배은하, 김영진 신부, 수원교구 황창연 신부가 기획한 ‘희망의 순례’는 길 위에서 선종하기까지 9만 리를 걸었던 최양업 신부의 사목 여정을 따라 계속 이어질 계획입니다.

CPBC 이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