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주교시노드 종합 보고서 주요 내용
- 작성일2023/11/01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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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가톨릭신문 |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 | 기사원문보기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가 10월 29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주례한 폐막미사로 마무리됐다. 10월 4일부터 매주 6일 동안 열띤 토론을 이어간 365명의 대의원들은 10월 28일 종합 보고서(Synthesis Report)를 발표했다. 종합보고서는 2021년부터 교구와 국가, 지역에서 열린 경청 과정에서 나온 하느님 백성의 의견을 총망라했다. 2024년 10월에 열릴 제2회기 논의 내용의 토대가 되기도 할 종합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알아본다.
■ 종합 보고서, 무엇을 담았나
교황청은 10월 28일 투표를 거쳐 세계주교시노드 종합 보고서를 발표했다. 종합 보고서에는 10월 4일부터 28일까지 바오로 6세 홀에서 진행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에서 논의된 주요 내용을 담고 있다.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친교, 참여, 사명’을 주제로 열린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포함해 모두 365명 대의원이 투표권을 갖고 참여했으며, 세계주교시노드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을 포함한 평신도가 대의원에 포함됐다.
42쪽에 이르는 종합 보고서에는 교회의 통치와 신학, 선교, 교리와 사목적 이슈의 식별 등에서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는 ‘시노드적 교회’를 향한 대의원들의 바람이 담겼다. ‘여성의 존엄’에서부터 ‘주교단에서의 로마 주교’까지 20개 주제로 나뉘었으며, 각 주제는 ‘수렴할 사항’과 ‘고려할 점’, ‘제안’ 등으로 나뉘어 서술됐다.
20개 주제와 관련해 80개 이상의 제안이 투표로 승인됐다. 여기에서는 ▲경청과 동반을 통한 새로운 예비신자 사목 ▲교회 분권과 관련한 식별 과정 시작 ▲추기경단 역할 강화와 교황의 사목 지원 ▲재정에 관한 주교의 책임성 강화 ▲디지털 사목 지원 등도 포함됐다.
세계주교시노드 대의원들은 종합 보고서에서 각 교회가 자신들이 시노드 기간 동안 활용했던 ‘경청과 반성’ 방법론을 통해 ‘대화’하는 실험을 할 것을 요청했다. 대의원들은 “교구와 국가, 지역 차원에서 시노달리타스를 실행하는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 여성 역할과 소외된 이웃 환대하는 교회
여러 주제 중, 대의원들은 의사결정 과정과 여성 부제 서품 가능성 등 교회 안에서 여성의 역할에 주목했다. 특히 대의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6년과 2020년 설치한 여성 부제직 연구 위원회 연구결과 재고를 포함해 “여성 부제직 허용과 관련해 신학적, 사목적 연구에 더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 항목은 대의원 투표 찬성 279 대 반대 67로 의결 정족수 2/3를 넘어 가결됐다. 하지만 반대가 가장 많은 항목 중 하나이기도 했다.
종합 보고서는 “몇몇 대의원들은 여성 부제가 교회의 전통을 깨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다른 이들은 여성 부제를 언급했던 신약성경을 포함해 초대교회의 관행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주장한다”고 밝히고 있다.
대의원들은 가난한 이웃과 장애인, 성소수자, 교회 밖에서 혼인한 신자 등 본당생활에서 소외된 이들을 환대하고 포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의원들은 “자신들의 결혼 상태와 성정체성 등으로 인해 교회로부터 소외되거나 제외된다고 느끼고 있는 많은 신자들이 교회 안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교회가 자신들을 동반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우리 대의원들은 깊은 사랑과 자비, 연민으로 이들이 교회 안에서 단죄되기보다는 존중받고 교회가 이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집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대의원들은 종합 보고서 여러 곳에서 사제 성추행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의원들은 “교회 안에서 학대받고 상처받은 이들을 포함해 모든 하느님 백성의 목소리를 듣고 이들을 동반해 오랫동안 보이지 않았던 이들을 보이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화해와 정의 실현을 위한 긴 여정이 우리 앞에 있으며, 우리는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회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에 참가한 대의원들이 10월 27일 바오로 6세 홀에서 아침기도를 하고 있다.CNS
■ 여전히 어려운 시노달리타스 의미
대의원들은 종합 보고서에서 자신들이 경험하고 교회가 나아가고자 하는 ‘시노드적인 교회’, ‘시노달리타스’에 대한 더욱 명쾌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학적으로 명쾌한 해석이 필요하며, 필요하다면 교회법에도 명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대의원들은 시노드를 통해 “교회의 가르침이 바뀌어 초대교회로부터 이어온 신앙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냐고 두려워하는 이들이 있다”면서 “우리는 시노달리타스가 역동적이며 살아있는 사도 전승의 표현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대의원들은 “시노드 과정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가르침에 비춰 시작된 교회의 전승에 뿌리를 두고 있다”면서 “시노달리타스는 모든 세례받은 신자들이 저마다의 성소에 따라 하는 기여에 큰 가치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 하느님 백성에게 보내는 서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 대의원들은 종합 보고서 채택에 앞서 10월 25일 ‘하느님 백성에게 보내는 서한’을 발표했다. 대의원들은 이 서한에서 가톨릭교회는 가난하고 소외받은 이를 포함해 모든 하느님 백성의 목소리를 들어 교회의 미래를 계속해서 식별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대의원들은 세계주교시노드가 “그 누구도 배제하지 않고 모든 하느님 백성 곧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선교 제자들에게 성령의 인도 아래 ‘함께 걸어’ 나가도록 열려 있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시노드라는 용어는 이념이 아니라 사도 전승에 뿌리를 둔 경험에 관한 것”이라면서 “다양한 도전 과제와 수많은 질문이 담겨 있는 제1회기 종합 보고서는, 우리가 도달한 합의 사항들을 명시하고 해결되지 않은 질문들을 강조하며 우리의 작업이 진행될 방법을 알려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회가 이러한 식별로 나아가려면 가장 가난한 이들을 비롯해 모든 이의 말을 반드시 경청해야 한다”면서 “교회는 평신도 직무에 참여하고 식별과 의사결정 구조에 관여하고자 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환영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대의원들은 “우리는 이러한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