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상식 팩트 체크] (6) 학사모는 원래 신부님들 모자다?
- 작성일2024/02/0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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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레타, 전통적으로 쓰던 사제의 모자
학위 수여식에서 쓰는 학사모
검은색 사제각모 ‘비레타’가 원형
신부·주교·추기경 각각 색깔 달라
해마다 2월이면 대학마다 졸업 분위기가 물씬 느껴집니다. 졸업식을 상징하는 모습은 아무래도 학위 수여식에서 쓰는 학사모가 아닐까 싶습니다. 학사모는 학사 학위를 받는 이들이 쓰는 모자를 일컫습니다. 모자의 상단이 딱딱한 사각형 모양이고, 술이 달려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졸업자들이 받는 학위에 따라 학사모, 석사모, 박사모라고 불립니다. 이 모자는 졸업식의 상징처럼 여겨져 유치원 등 어린이들이 졸업할 때도 사용하곤 합니다.
이 학사모가 원래 신부님들이 쓰던 모자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신부님들의 모습을 떠올려보니 도저히 ‘모자’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사실 교회에는 전통적으로 신부님들이 쓰는 모자가 있습니다. 바로 사제각모라고도 불리는 비레타(Biretta)입니다.
비레타는 챙 없이 단단하게 각이 진 형태로, 윗부분에 등마루 모양의 둥근 장식과 술이 달려있는 모습의 모자입니다. 비레타는 중세에 성직자를 양성하던 성당학교에서 유래했습니다. 성당학교 학생들은 교복으로 가운을 착용했다고 하는데요. 특별히 졸업생들은 재학생들보다 더 긴 가운과 비레타를 착용했다고 합니다.
이후로 비레타는 성직자들의 복식으로 사용돼 왔습니다. 특히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까지는 전례 중에도 사제들이 착용하는 대표적인 성직자의 복식이었습니다. 지금도 추기경 서임식이라고 하면 교황님이 새 추기경에게 비레타를 씌워주는 모습이 떠오를 정도로 비레타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님 성화 중에 검은 비레타를 쓴 모습을 기억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성직자의 복식에 따라 신부님은 검은색, 주교님은 자주색, 추기경님은 진홍색 비레타를 착용합니다.
한편 중세시대 성직자들을 양성하던 성당학교는 시간이 흐르면서 평신도들도 교리와 문법을 배우는 곳으로 변화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성당학교들의 문화를 바탕으로 설립된 대학들이 성당학교의 전통을 이어받아 졸업식에 비레타를 착용했습니다. 이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의 학사모가 됐습니다. 신부님들의 모자 비레타와 학사모는 유래가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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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가톨릭신문 |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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