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총기 테러 희생자를 위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애도문
- 작성일2024/03/25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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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총기 테러 희생자를 위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애도문
“내 눈에서 눈물이 흘러, 밤낮으로 그치지 않는다”(예레 14,17)
“내 눈에서 눈물이 흘러, 밤낮으로 그치지 않는다”(예레 14,17)
지난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록밴드 공연장에서 총기 난사 테러가 일어나 지금까지 137명이 이상이 숨지고 많은 부상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참사로 큰 슬픔에 빠져 있을 유가족과 희생자, 그리고 두려움과 분노로 혼란을 겪고 있을 러시아 국민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최첨단의 과학 기술로 일상의 삶이 풍요로워지고 교통과 통신 기술의 발달로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손쉽게 왕래하고 소통하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원초적인 폭력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되는 현실에 비통함과 참담함을 멈출 수 없습니다.
지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뿐만 아니라, 인간의 나약함과 무력함을 절감하게 하는 자연재해도 근본적으로는 인간의 이기심에 따른 생태 환경의 파괴에서 비롯하는 경우가 많음을 생각할 때, 우리 삶에서 마주하는 고통과 비탄은 결국 인간의 이기적인 탐욕과 분노가 자초하는 것임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자신의 뜻을 관철하고자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고 이용하는 것이 결국에는 자신에게도 불행을 가져온다는 진리를 간과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모든 인간의 행복과 구원을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은 존중받지 못하고, 점점 세력이 커지는 우리의 개인주의와 무관심, 이기주의로 ‘지금도 하느님의 나라는 폭행 당하고 있습니다’(마태 11,12 참조).
인간의 어리석음을 보시고 눈물을 흘리시며 연민을 보내시는 하느님의 뜻을 헤아릴 때입니다. 대립과 적개심은 파멸과 죽음을 불러올 뿐입니다. 서로 대화를 통하여 화해와 협력을 이루고, 상생과 생명의 길을 찾아야 하겠습니다. 그것이 오늘 우리 모든 지구촌 백성에게 주어진 사명이자 도리입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이번 테러의 진상이 명확하게 밝혀지고, 더 이상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인류 가족이 하나 되어 폭력과 죽음이 아닌 평화와 생명의 길로 나아갈 수 있기를 함께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희생자와 유가족의 고통과 슬픔을 치유하여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2024년 3월 25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 용 훈 주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 용 훈 주교
[내용출처 - https://cbck.or.kr/Notice/20241115?gb=K1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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