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부활 메시지
- 작성일2020/03/1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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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부활 메시지]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콜로 3,1)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콜로 3,1)
부활대축일을 맞이하는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의 평화가 함께
사순시기가 끝나고 부활을 맞이하였습니다.
수난에서부터 십자가에 이르기까지 예수님께서는 과연 당신의 말씀대로 당신의 몸과 피, 당신의 생명을 내어주시면서까지 당신의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분은 생명을 이루어내시는 아버지 하느님에 대한 확신으로, 두려움과 고통을 이기고 죽음 앞에 자신의 전 삶을, 전 생명을 내어던지신 것입니다.
이러한 사순시기 동안의 예수님에 대한 묵상은 우리에게 하나의 커다란 질문을 던져줍니다.
“과연 그분이 하신 일은 그처럼 생명을 내던질만한 가치가 있는가?”라는 질문이 그것입니다.
분명 예수님의 십자가와 죽음은 하나의 도전입니다.
“고통은 무의미하다”, “죽음은 모든 것의 끝이요, 결국은 인간의 어떤 진실된 노력도 허무하게 끝장내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어차피 죽으면 끝장인 인생 내 마음대로 즐기다 가자”라고 주장하는 세상의 믿음 앞에 예수님께서 하나뿐인 생명을 걸고 행하신 도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물음, 곧 “죽음”이라는 결정적인 의혹 속에 십자가 위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당신의 전 삶을 걸고서 뛰어드십니다. 그리고 거기서 내려오기만 하면 당신을 믿겠다는 그럴 듯한 유혹 앞에서도 침묵으로 대답 하시고, 마지막 죽음의 순간 “다 이루어졌다”(요한 19,30)
고 당신 생을 완성하시며 모두가 맞이하는 죽음에 도전하십니다.
오늘 예수님의 부활 사건은 바로 그 도전에 대한 하느님의 대답입니다.
당신이 살아오신 사랑의 삶으로 모든 것을 끝장내 버리는 죽음에 도전했던 그 결과입니다.
세상은 예수님을 미워하고 죽였습니다.
예수님이 가르쳤던 하느님은 없다고 주장하며 그분을 비웃고 조롱하였고, 그분은 마침내 숨을 거두셨고 모든 것이 끝장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그분을 거두어 당신 안에 살려 놓으셨습니다.
과연 하느님은 그분의 미래로 살아 계셨고, 죽음의 심연을 넘어서 생명을 내어주는 사랑을 완성하신 예수님을 당신 안에, 그리고 세상 안에 다시 살려 내십니다. 그래서 그분 예수님은 오늘 하느님 안에, 세상 안에, 그리고 우리 안에까지도 살아 계십니다. 그분은 부활하셨습니다.
오늘 그분을 믿는 우리에게도 부활은 현실입니다.
죽음은 이제 절망이 아닙니다. 사람들의 미움도, 우리의 실패도, 모든 사람이 우리를 외면하기에 겪는 우리의 고독도, 이제 우리에게는 절망이 아닙니다. 죽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빛이 비치면, 그런 것들 안에 새로운 생명이 보입니다.
우리의 삶에는 미움이 있고, 실패도 있고, 여럿이 함께 사는 가운데 느끼는 고독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의롭게 사시고, 온 몸을 내던지며 사랑하셨던, 예수님도 겪으신 미움이요, 실패요, 고독입니다. 예수님은 오늘, 그 모든 것을 넘고, 건너 뛰어 부활하셨습니다.
지난 춘계주교회의에서 주교단은 우리사회를 구성하는 반생명적인 문화, 특히 낙태의 무분별한 허용에 대해서 “가장 약하고 스스로 방어할 수도 없고 저항할 수도 없는 어머니 뱃속의 생명을 파괴하는 행위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고 경고하였고 이와 더불어 무분별한 4대강 개발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명하였습니다. 그 경고와 우려를 우리 모두는 새겨들어야 합니다.
“보아라. 나는 오늘 생명과 죽음, 행복과 불행을 너희 앞에 내 놓는다......
너희 앞에 생명과 죽음, 축복과 저주를 내놓는다. 너희나 후손이 잘 되려거든 생명을 택하여라.” (신명 30,15.19)
예언자를 통한 하느님의 말씀 앞에서 우리는 수난과 십자가라는 생명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리고 부활은 참된 생명을 선택한 것에 대한 하느님의 대답입니다.
부활, 그 참된 희망 앞에서 이제 우리가 응답할 차례입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콜로 3,1)
주님 부활 대축일에
천주교 원주교구장 주교 김 지 석
천주교 원주교구장 주교 김 지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