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성탄 메시지
- 작성일2020/03/12 10:32
- 조회 874
[2000 대희년 성탄 메시지]
친애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2000년 대희년을 지내면서 새 천년기의 첫 성탄을 맞이하였습니다. 지난 한 해는 새 천년기를 맞이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큰 희망과 기대를 가져다준 시간이었고 더욱이 대희년을 지내는 우리 모든 신앙인들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은총의 한 해였습니다. 대희년을 지내는 동안 각별한 정성을 바쳐 기도하고 여러 가지 신심 행사에 참여함으로써 하느님의 보다 풍성한 은총을 받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하느님께 받은 은총에 힘입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하느님 나라의 충실한 백성으로서 온 세상 복음화를 위해 투신하도록 새 출발을 다짐해야겠습니다.
2000년 전 유다 베들레헴 작은 고을 외양간에 구세주께서 사람이 되시어 이 세상에 태어나셨습니다. 예수님은 가난한 곳에서 가난하게 태어나셨고 또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 그러나 정의롭고 하느님의 법을 따라 자신의 삶에 충실한 사람들에게 구원의 희망과 위로의 기쁨을 전하고자 우리 가운데 오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부유하고 호화로운 가정을 택하신 것이 아니라 부유하시면서도 시골의 가난하고 평범한 목수의 아들로 스스로 가난하게 태어나셨고, 지존하신 하느님이시면서도 한없이 자신을 낮추시어 종과 같은 모습을 취하여 사람이 되셨습니다(필립비 2, 6-8). 그렇게 함으로써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진정한 이웃이 돼주신 것입니다.
오래 전부터 우리 나라에는 각종 권력형 부정 부패와 사치 풍조로 말미암아 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힘있는 사람들은 더욱 부유해지고, 이에 따라 사치와 향락에 빠져드는가 하면 힘없고 가난한 서민들은 더욱더 가난해지면서 허리를 졸라매야 했습니다.
이제는 국제통화기금의 체제로부터 졸업을 하고 경제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선전은 하고 있으나 말과는 달리 3년 전의 경제 불황이 우리 사회에 다시 찾아오고 있다고 사람들은 불안해하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일터와 가정을 잃고 거리를 방황하고 있음을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우리 교회가, 우리 신앙인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가난과 병고에 시달리며 이 세상 삶에 지쳐 있는 이웃들, 여러 가지 이유로 마음의 상처를 받고 괴로워하는 이웃들, 그들에게 다가가서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물질적 나눔도 물론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나 지나가는 걸인에게 동전 한 잎 던져주는 그런 오만한 마음의 자세가 아니라 진정한 인격적 만남을 통해 고통을 함께 나누는 사랑 실천이어야 합니다. 이러한 사랑 실천이야말로 예수님을 따르는 길이며 이 세상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 분의 가르침을 증거하는 선교사의 삶입니다.
예수님은 인류의 구원을 위해 구세주로 이 세상에 오시어,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진리를 받아들이고 구원되기를 원하십니다. 이를 위해 예수님께서는 지상의 교회를 세우시고 제자들을 선택하시어 온 세상에 이 기쁜 소식을 전하도록 그들을 파견하신 것입니다. 이러한 선교 사명은 사도들에게 뿐 아니라 세례 성사로 하느님의 자녀로 부름을 받은 모든 신자들에게 본질적으로 주어지는 사도직 사명입니다(평신도 교령 2항). 즉 하느님의 백성은 당연히 하느님 나라의 확장과 세상 복음화 사업에 투신해야 할 권리와 의무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지난 9월 순교자 성월을 맞이하여 교구의 모든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배론 성지에 함께 모여, 목숨 바쳐 믿음을 지키고 확고한 신앙 유산을 후손에게 물려준 선조들의 순교 정신을 현양하면서 아울러 선교 대회를 통하여 우리들에게 주어진 선교 사명을 재확인하고 세상 복음화에 앞장서기로 다짐한 바 있습니다. 우리 이웃에 대한 복음화는 우리가 책임져야 합니다.
2001년을 '선교 영성의 해'로 정하고 특별히 금년 교구 사목 목표를 선교하는 데에 두기로 하였습니다. 선교는 우리의 열성과 노력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 순응하는 삶을 통해 성령의 용기와 지혜의 은사를 필요로 합니다. 선교 영성의 본질은 그리스도와의 일치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그리스도와의 일치 없이는 선교를 이해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선교를 실천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교회의 선교사명 87-88항). 나 자신이 그리스도를 닮고 그리스도의 모습을 이웃에게 보여줄 수 있을 때 나는 선교사가 되는 것이며 선교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새 천년의 성탄 대축일을 맞이하여 여러분 가정에 아기 예수님의 은총 가득하기를 기원하며, 가난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시는 구세주를 기쁜 마음으로 영접하도록 합시다.
2000년 예수 성탄 대축일에
천주교 원주교구장 주교 김지석
모두가 선교사이어야 합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요한 1, 14).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요한 1, 14).
친애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2000년 대희년을 지내면서 새 천년기의 첫 성탄을 맞이하였습니다. 지난 한 해는 새 천년기를 맞이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큰 희망과 기대를 가져다준 시간이었고 더욱이 대희년을 지내는 우리 모든 신앙인들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은총의 한 해였습니다. 대희년을 지내는 동안 각별한 정성을 바쳐 기도하고 여러 가지 신심 행사에 참여함으로써 하느님의 보다 풍성한 은총을 받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하느님께 받은 은총에 힘입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하느님 나라의 충실한 백성으로서 온 세상 복음화를 위해 투신하도록 새 출발을 다짐해야겠습니다.
2000년 전 유다 베들레헴 작은 고을 외양간에 구세주께서 사람이 되시어 이 세상에 태어나셨습니다. 예수님은 가난한 곳에서 가난하게 태어나셨고 또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 그러나 정의롭고 하느님의 법을 따라 자신의 삶에 충실한 사람들에게 구원의 희망과 위로의 기쁨을 전하고자 우리 가운데 오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부유하고 호화로운 가정을 택하신 것이 아니라 부유하시면서도 시골의 가난하고 평범한 목수의 아들로 스스로 가난하게 태어나셨고, 지존하신 하느님이시면서도 한없이 자신을 낮추시어 종과 같은 모습을 취하여 사람이 되셨습니다(필립비 2, 6-8). 그렇게 함으로써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진정한 이웃이 돼주신 것입니다.
오래 전부터 우리 나라에는 각종 권력형 부정 부패와 사치 풍조로 말미암아 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힘있는 사람들은 더욱 부유해지고, 이에 따라 사치와 향락에 빠져드는가 하면 힘없고 가난한 서민들은 더욱더 가난해지면서 허리를 졸라매야 했습니다.
이제는 국제통화기금의 체제로부터 졸업을 하고 경제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선전은 하고 있으나 말과는 달리 3년 전의 경제 불황이 우리 사회에 다시 찾아오고 있다고 사람들은 불안해하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일터와 가정을 잃고 거리를 방황하고 있음을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우리 교회가, 우리 신앙인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가난과 병고에 시달리며 이 세상 삶에 지쳐 있는 이웃들, 여러 가지 이유로 마음의 상처를 받고 괴로워하는 이웃들, 그들에게 다가가서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물질적 나눔도 물론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나 지나가는 걸인에게 동전 한 잎 던져주는 그런 오만한 마음의 자세가 아니라 진정한 인격적 만남을 통해 고통을 함께 나누는 사랑 실천이어야 합니다. 이러한 사랑 실천이야말로 예수님을 따르는 길이며 이 세상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 분의 가르침을 증거하는 선교사의 삶입니다.
예수님은 인류의 구원을 위해 구세주로 이 세상에 오시어,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진리를 받아들이고 구원되기를 원하십니다. 이를 위해 예수님께서는 지상의 교회를 세우시고 제자들을 선택하시어 온 세상에 이 기쁜 소식을 전하도록 그들을 파견하신 것입니다. 이러한 선교 사명은 사도들에게 뿐 아니라 세례 성사로 하느님의 자녀로 부름을 받은 모든 신자들에게 본질적으로 주어지는 사도직 사명입니다(평신도 교령 2항). 즉 하느님의 백성은 당연히 하느님 나라의 확장과 세상 복음화 사업에 투신해야 할 권리와 의무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지난 9월 순교자 성월을 맞이하여 교구의 모든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배론 성지에 함께 모여, 목숨 바쳐 믿음을 지키고 확고한 신앙 유산을 후손에게 물려준 선조들의 순교 정신을 현양하면서 아울러 선교 대회를 통하여 우리들에게 주어진 선교 사명을 재확인하고 세상 복음화에 앞장서기로 다짐한 바 있습니다. 우리 이웃에 대한 복음화는 우리가 책임져야 합니다.
2001년을 '선교 영성의 해'로 정하고 특별히 금년 교구 사목 목표를 선교하는 데에 두기로 하였습니다. 선교는 우리의 열성과 노력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 순응하는 삶을 통해 성령의 용기와 지혜의 은사를 필요로 합니다. 선교 영성의 본질은 그리스도와의 일치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그리스도와의 일치 없이는 선교를 이해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선교를 실천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교회의 선교사명 87-88항). 나 자신이 그리스도를 닮고 그리스도의 모습을 이웃에게 보여줄 수 있을 때 나는 선교사가 되는 것이며 선교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새 천년의 성탄 대축일을 맞이하여 여러분 가정에 아기 예수님의 은총 가득하기를 기원하며, 가난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시는 구세주를 기쁜 마음으로 영접하도록 합시다.
2000년 예수 성탄 대축일에
천주교 원주교구장 주교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