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부활 메시지
- 작성일2020/03/1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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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부활절 메시지]
친애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을 영접하며 우리에게 베풀어주시는 은총이 여러분 모든 가정에 풍성하기를 기원합니다.
2000년 은총의 대희년을 지내고 이제 새로이 시작되는 21세기를 맞이하면서 신앙인으로서 더욱 성실한 하느님의 자녀다운 삶의 모범을 보임으로써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드러내도록 해야하겠습니다. 과학 문명의 발달과는 달리 우리의 인간성은 가야할 방향을 잃은 채 하느님으로부터 더욱 멀리 벗어나고 있습니다. 극단적 이기주의와 황금 만능주의로 말미암아 하느님 대신에 금력과 권력에 모든 것을 의존하면서 이를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뿐 아니라 몇 푼 때문에 귀중한 생명까지도 가볍게 여김으로써 생명의 존엄성 마저도 상실해 가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 신앙인들에게 주어진 사명의 중요성이 얼마나 막중한지를 깨달아야 합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죽음을 자처하셨지만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심으로써 우리에게 죽음에 대한 새로운 의미와 생명의 귀중함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예외 없이 두려워하고 피하려고 하는 것이 죽음이지만 그러나 값진 죽음이야말로 모든 것의 끝이 아니라 오히려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할 하나의 과정임을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밀 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썩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 24)고 가르치신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이를 증명해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썩어 가는 한 알의 밀 알 같이 죽으셨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인류에게 새 생명의 열매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순교자들도 예수님의 뒤를 이어 썩어 가는 밀 알이 되었습니다. 금년은 신유박해 200주년이 되는 해로서 특히 우리 한국 교회에 큰 의미를 가져다주는 해이기도 합니다. 신유 대 박해는 한국 천주교회에 대한 최초의 전국 규모의 대 박해로서 수많은 신자들이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쳐야했습니다. 이 분들이야말로 새 생명을 싹 틔우기 위해 땅에 떨어져 죽어간 밀 알들입니다. 우리는 이렇듯 훌륭한 순교자들의 후손임을 자랑으로 생각하며 그분들의 굳은 신앙을 본받겠다고 수없이 다짐하곤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순교 정신을 본받는 것이겠습니까? "자기를 끊고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마태 16, 24)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대로 남을 위해 자신의 욕심을 죽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자신을 희생할 줄 알고 희생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다면 이것이 곧 순교의 정신을 본받는 행위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할 때 사순절의 정신이야말로 곧 순교의 정신입니다. 주님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를 더욱 깊이 깨닫도록 하기 위해 교회가 마련한 귀중한 사순 시기에 성실하고 끊임없는 기도, 희생과 재계, 그리고 가난한 이웃과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자신의 욕망을 제어하고 주님 부활의 영광에 함께 참여할 준비를 갖추도록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자신이 바로 여러분이 받고 싶어하는 자선의 척도가 되십시오. 여러분이 받기를 원하는 것과 같은 모양으로 다른 사람에게 자비를 베푸십시오" 라고 하신 성 크리솔로고의 말씀은 나눔 실천의 방법과 정신을 잘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이웃과의 사랑 실천이란 물론 물질의 나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물질의 나눔 이상으로 마음의 나눔, 즉 이웃을 존중해주고 용서함으로써 맺혀있는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주고 친절을 베풀어줌으로써 마음의 평화와 기쁨을 서로 나눌 수 있어야합니다. 사순절을 지내면서도 자신의 체면과 아집 때문에 형제들을 이해해주고 용서해주는 데에 인색하여 마음의 문을 닫고 있다면 그에게는 주님의 부활이 아무런 의미도 없을 뿐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을 스스로 거부하는 행위가 될 것입니다.
지난해 9월 교구 대희년 행사로서 선교대회를 개최하고 모두가 선교에 앞장서기로 다짐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금년을 '선교 영성의 해'로 정하고 사목의 방향을 선교에 집중하기로 하였습니다. 선교는 곧 주님의 부활을 온 세상에 전하는 것이며, 교회는 이를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선교하지 않는 교회는 교회로서의 존재 가치를 상실하게 되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온 세상에 파견하시면서 당신이 가르치고 모범으로 보여주신 모든 것을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전함으로써 당신 구원 사업에 동참할 수 있도록 사도들을 기초로 삼아 교회를 세우신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교회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우리 자신이 먼저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받아들임으로써 확고한 신앙의 바탕을 마련하고 우리 각자의 삶을 통해 이웃에게 그리스도와 그분의 가르침을 전해야합니다.
주님의 부활을 경축하며 주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평화가 여러분 모든 가정에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새롭게 시작합시다.
친애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을 영접하며 우리에게 베풀어주시는 은총이 여러분 모든 가정에 풍성하기를 기원합니다.
2000년 은총의 대희년을 지내고 이제 새로이 시작되는 21세기를 맞이하면서 신앙인으로서 더욱 성실한 하느님의 자녀다운 삶의 모범을 보임으로써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드러내도록 해야하겠습니다. 과학 문명의 발달과는 달리 우리의 인간성은 가야할 방향을 잃은 채 하느님으로부터 더욱 멀리 벗어나고 있습니다. 극단적 이기주의와 황금 만능주의로 말미암아 하느님 대신에 금력과 권력에 모든 것을 의존하면서 이를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뿐 아니라 몇 푼 때문에 귀중한 생명까지도 가볍게 여김으로써 생명의 존엄성 마저도 상실해 가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 신앙인들에게 주어진 사명의 중요성이 얼마나 막중한지를 깨달아야 합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죽음을 자처하셨지만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심으로써 우리에게 죽음에 대한 새로운 의미와 생명의 귀중함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예외 없이 두려워하고 피하려고 하는 것이 죽음이지만 그러나 값진 죽음이야말로 모든 것의 끝이 아니라 오히려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할 하나의 과정임을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밀 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썩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 24)고 가르치신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이를 증명해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썩어 가는 한 알의 밀 알 같이 죽으셨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인류에게 새 생명의 열매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순교자들도 예수님의 뒤를 이어 썩어 가는 밀 알이 되었습니다. 금년은 신유박해 200주년이 되는 해로서 특히 우리 한국 교회에 큰 의미를 가져다주는 해이기도 합니다. 신유 대 박해는 한국 천주교회에 대한 최초의 전국 규모의 대 박해로서 수많은 신자들이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쳐야했습니다. 이 분들이야말로 새 생명을 싹 틔우기 위해 땅에 떨어져 죽어간 밀 알들입니다. 우리는 이렇듯 훌륭한 순교자들의 후손임을 자랑으로 생각하며 그분들의 굳은 신앙을 본받겠다고 수없이 다짐하곤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순교 정신을 본받는 것이겠습니까? "자기를 끊고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마태 16, 24)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대로 남을 위해 자신의 욕심을 죽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자신을 희생할 줄 알고 희생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다면 이것이 곧 순교의 정신을 본받는 행위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할 때 사순절의 정신이야말로 곧 순교의 정신입니다. 주님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를 더욱 깊이 깨닫도록 하기 위해 교회가 마련한 귀중한 사순 시기에 성실하고 끊임없는 기도, 희생과 재계, 그리고 가난한 이웃과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자신의 욕망을 제어하고 주님 부활의 영광에 함께 참여할 준비를 갖추도록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자신이 바로 여러분이 받고 싶어하는 자선의 척도가 되십시오. 여러분이 받기를 원하는 것과 같은 모양으로 다른 사람에게 자비를 베푸십시오" 라고 하신 성 크리솔로고의 말씀은 나눔 실천의 방법과 정신을 잘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이웃과의 사랑 실천이란 물론 물질의 나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물질의 나눔 이상으로 마음의 나눔, 즉 이웃을 존중해주고 용서함으로써 맺혀있는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주고 친절을 베풀어줌으로써 마음의 평화와 기쁨을 서로 나눌 수 있어야합니다. 사순절을 지내면서도 자신의 체면과 아집 때문에 형제들을 이해해주고 용서해주는 데에 인색하여 마음의 문을 닫고 있다면 그에게는 주님의 부활이 아무런 의미도 없을 뿐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을 스스로 거부하는 행위가 될 것입니다.
지난해 9월 교구 대희년 행사로서 선교대회를 개최하고 모두가 선교에 앞장서기로 다짐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금년을 '선교 영성의 해'로 정하고 사목의 방향을 선교에 집중하기로 하였습니다. 선교는 곧 주님의 부활을 온 세상에 전하는 것이며, 교회는 이를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선교하지 않는 교회는 교회로서의 존재 가치를 상실하게 되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온 세상에 파견하시면서 당신이 가르치고 모범으로 보여주신 모든 것을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전함으로써 당신 구원 사업에 동참할 수 있도록 사도들을 기초로 삼아 교회를 세우신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교회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우리 자신이 먼저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받아들임으로써 확고한 신앙의 바탕을 마련하고 우리 각자의 삶을 통해 이웃에게 그리스도와 그분의 가르침을 전해야합니다.
주님의 부활을 경축하며 주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평화가 여러분 모든 가정에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2001년 주님 부활 대축일에
천주교 원주교구장 주교 김지석
천주교 원주교구장 주교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