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신년메시지
- 작성일2021/12/29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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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해는 어김없이 다시 뜹니다.
아주 오랜 후에는 그 해도 빛을 잃겠지만.
어김없이 올해도 봄이 오고, 낙엽지고 앙상하게 말랐던 나무 가지에 다시 물이 오를 것입니다.
성경은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했습니다.
한 세대가 가고 또 한 세대가 오지만 땅은 영원히 그대로라고 했습니다.
오늘 코로나 바이러스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옛 시대에 이미 있었던 것입니다.
아무도 옛 일을 기억하지 않듯, 내일이면 그 일도 기억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오늘은 소중합니다.
우리가 또 한 해를 살아갈 수 있음은 은총입니다.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며 어느 시인의 신년사를 대신하고자 합니다.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운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 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 김종길 -
모든 인간이 자기의 노고로 먹고 마시며 행복을 누리는 것, 그것은 하느님의 선물이라 했습니다.
그렇게 임인년 한해 주님의 은총으로 교우 여러분 모두 행복하시길 빕니다.
천주교 원주교구 교구장 조규만 바실리오 주교
천주교 원주교구 교구 조 규 만 바실리오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