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소개

2008년
아름다운 환경과 우리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
(창세 1,31ㄱ)
  • 작성일 : 2020-03-12
하느님께서 손수 만드시고 모든 것이 좋다고 하시며 어두움에서 빛을 시작으로 우주와 식물, 동물, 그리고 마지막에는 인간을 창조하셨고 사람에게 복을 내리시며 자식을 낳아 번성하여 땅을 가득채우고 온갖 창조물을 다스리도록 하셨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에서 시작하여 거대한 우주에 이르기까지 자연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소중한 선물입니다.
 
 
우리 인간은 하느님께서 맡기신 자연을 보호해야 할 권한과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자연은 이미 여러 가지 형태로 파괴되어 그 본래의 아름다움의 빛을 잃어 가며 점점 오염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된다면 이 세상이 창조되기 전의 어둠과 혼란의 상태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께서 창조하시고 “보시니 좋다”고 하신 창조의 결과가 파괴의 흉물로 바뀌고 주님께서 주신 소중한 생명까지 위협받고 있습니다.
 
 
엄연한 사실은 이렇게 자연이 파괴되면서 우리는 그동안 이상기온과 더불어 국내외의 가뭄, 폭우, 해일 등으로 수없이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우리는 이 자연과 환경을 보호해야 합니다. 어떤 거창한 이론이나 행사 보다는 우리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너와 나”의 실천이 국가의 정책이 되어야 하고, 세계화로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자연보호는 한 국가만의 일이 아닌 세계가 나서야 할 중요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안일하게 포기하는 것은 쉽지만 그 결과로 닥쳐올 재앙은 인간 스스로 자멸의 길을 재촉하는 끔찍한 것이기에 우리는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환경파괴의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시급하고 많겠지만 “천리 길도 한 걸음 부터”라는 우리 속담이 있듯,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출발이 작고 대단한 것이 못되더라도 그 결실은 놀라운 기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우리가 실천운동을 하면서 극복해야 할 문제는 간단한 것인데 그것은 바로 나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늦었고 소용없다”는 말보다는 지금부터라도 “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갖고 환경파괴의 현실과 심각성을 배우며 이웃에게 알려주어야 하겠습니다. 지금 부터라도 실천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을 꼽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 실천은 아주 쉬워보여도 사실 힘들다는 것과 그동안 누려왔던 편리함을 버리고 불편함을 선택하는 겸손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소중한 숲을 살리기 위해서는 먼저 나무를 주원료로 생산하는 휴지나 일회용 나무젓가락 사용부터 절제해야 합니다. 흰 종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염소표백을 하는데 그것으로 인해 공장주위와 대기 오염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미 매스컴을 통하여 잘 알고 있듯이 우리 생활 깊숙이 스며든 일회용품 즉, 알미늄 호일, 비닐 랩, 일회용 기저귀나 플라스틱 제품 사용도 자원낭비, 산업쓰레기가 되며 이로 인해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미 뜻 있는 사람들이 실천하고 있는 슈퍼마켓이나 시장에 갈 때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것을 우리도 이제 함께 하여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철저한 분리수거를 통한 재활용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또한 우리가 자가용 사용을 자제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가까운 거리는 걷고 또 자전거를 이용한다면 대기 오염과 지구 온난화를 막는 첫 걸음에 참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작은 실천이 막대한 자원 낭비를 막고 자연을 보호하는 힘이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유기농법의 실천은 꼭 농부들의 밭과 논에서 부터가 아닌 우리 집 뜨락에서 부터 출발해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무심코 버렸던 음식찌꺼기를 이제는 모아서 거름을 만들어 화분의 꽃과 텃밭의 채소를 가꿀 수 있다면 그동안 맹독성 농약, 화학비료로 인해 죽었던 우리 토양을 우리 스스로가 살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나와 내 가정에서부터 자연과 환경보호를 위해 작은 것이라도 실천할 수 있다면 불가능하게만 여겨지던 환경보호가 친근하게 우리 주위로 다가 올 것입니다. 그동안 익숙해진 편리함에서 검소, 절제, 이웃과 나라사랑의 정신으로 우리의 가장 큰 과제 환경오염을 막고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하는데 뜻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창조하시고 우리에게 맡기신 이 자연을 다시 아름다운 환경으로 만들며 하느님께서 “때가 차면 하늘과 땅에 있는 만물을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머리로 한데 모으는 계획”(에페1, 11)과 심오한 뜻을 따르도록 합시다.

 
2007년 12월 2일 대림 첫 주에
원주교 원주교구장 주교 김 지 석
지난사목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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