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상식 팩트 체크] (7) 사순 시기는 40일이 아니다?
- 작성일2024/02/20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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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만나기 위한 정화의 기간을 상징
‘40’이 지니는 상징적 의미에 따라
부활 전 40일 동안 준비기간 지내
예수님처럼 40일간 단식하기 위해
단식 없는 ‘기쁨의 날’인 주일 대신
재의 수요일부터 단식 시작하게 돼
예수님의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 시기가 왔습니다. 사순(四旬)은 40일이라는 뜻입니다. 라틴어로도 40을 의미하는 ‘콰드라제시마’(Quadragesima)라고 부릅니다. 워낙 40이라는 말로 부르다 보니 당연하게도 사순 시기가 40일이라고 생각하다가 문득 달력의 일수를 세어보시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분들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일단 사순 시기가 며칠인지 알고 싶으면 정확히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사순 시기가 주님 부활 대축일 전이라고 생각해서 부활 전날까지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사순 시기는 파스카 성삼일을 준비하는 때입니다. 성목요일 주님 만찬 저녁 미사부터 주님 부활 대축일에 이르기까지 주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떼어 놓지 않고 함께 기념하는 것이지요.
그러면 재의 수요일부터 성목요일 주님 만찬 저녁 미사까지를 세어보면 되겠습니다. 올해는 2월 14일부터 3월 28일까지가 되겠네요. 세어보니 44일입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사순 시기가 언제부터 생겼는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다만 325년 열린 니케아공의회 즈음에는 부활 전에 40일 동안 준비기간을 지낸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사순 시기라는 말이 나온 것이지요.
성경에는 40이라는 숫자가 많이 등장합니다. 노아의 홍수 기간은 40일이었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약속된 땅에 들어가기까지 걸린 기간이 40년이었습니다. 그리고 모세는 시나이산에서 십계명을 받기 전에 40일 동안 단식했고, 엘리야는 하느님의 산 호렙을 향하기 위해 40일을 밤낮으로 걸었습니다. 이렇듯 성경에서 40은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 거치는 정화의 기간을 상징합니다.
무엇보다 40일은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기에 앞서 단식하고 유혹을 당하신 일을 기억하게 해줍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예수님께서 이 40일의 단식 동안 겪으신 유혹을 설명하면서 “교회는 해마다 40일간의 사순 시기를 통해 광야의 예수님 신비와 결합한다”고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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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가톨릭신문 |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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