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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 2021년 제36회 청소년 주일 담화
  • 작성일2021/05/2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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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제36회 청소년 주일 담화

“그리스도는 청소년과 언제나 함께 계십니다”(『한국 천주교 청소년 사목 지침서』)

 

사랑하는 청소년들과 그 곁에 있는 모든 이에게 축복을 빕니다!
제36회 청소년 주일을 맞아, 좋으신 하느님 안에서 모든 청소년과 또 그들 곁에 함께하는 이들, 그리고 특별히 청소년 사목(Youth Ministry)이라는 큰 마당에 함께하는 모든 이에게 깊은 감사와 축하를 드립니다. 한국 교회는 해마다 5월 마지막 주일을 ‘청소년 주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이날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1985년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세계 젊은이의 날’을 제정하신 것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는 1989년부터 기념하였고, 1993년부터는 ‘청소년 주일’로 이름을 바꾸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날은 청소년들이 하느님의 크신 축복 속에서 믿음을 키우고 사랑과 정의, 평화에 대한 열망을 키우며 자라도록 북돋아 주는 날입니다. 또한 그리스도의 진리와 사랑을 전하려는 교회가 청소년들과 늘 함께하고 있음을 알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더욱 노력하겠다는 교회의 다짐이 담긴 날입니다. 

불확실성의 시대
지금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이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는 사회의 약한 고리들을 깨뜨리고 우리 사회와 가정을 심각한 위기로 내몰고 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모든 분야에 걸쳐서 낯선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특히 환경 파괴에 따른 기후 위기와 감염병 위기는 현재의 우리뿐 아니라 미래 세대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저출산과 고령화, 그리고 경제 양극화의 심화, 다양한 갈등 요인 등은 과거 어느 때보다 질적으로 다른 절박한 위기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우리 교회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특히 청소년 사목이 그렇습니다. 교회 안에서 성직자 중심의 사목, 사목적 인기주의, ‘상상 사목’, ‘그리스도가 없는 신앙’ 등은 물론이요, 가정 안에서 자녀들의 참된 신앙 교육보다는 성적을 더 중시하는 부모들의 세속적 자세가 대표적입니다. 

『한국 천주교 청소년 사목 지침서』
일찍이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에서는 2012년 ‘청소년 사목을 위한 제언’이라는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2013년 ‘지침서 마련을 위한 공청회’, 그리고 질적 연구와 양적 연구 등을 거쳐 2021년 비로소 『한국 천주교 청소년 사목 지침서』(이하 지침서)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모두 5부로 구성된 이 지침서에는 앞으로 우리 청소년 사목의 큰 방향을 담고자 하였습니다. 급속히 변해 가는 우리 사회 안에서 절망이 아닌 희망으로, 죽음이 아닌 생명으로, 어둠이 아닌 빛으로 열매를 맺어 주시는 분은 오직 그리스도이심을 고백하면서 여러분 모두에게 이 지침서를 소개합니다. 변화된 오늘날 우리 사회와 교회의 현실에서 앞으로 청소년 사목이 더욱 활성화되는 데에 이 지침서가 작은 보탬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청소년 사목은 ‘동반자 사목’입니다
청소년 사목은, 교회가 청소년 복음화의 사명을 수행하는 가운데, 청소년이 또래 청소년의 복음화와 세상 복음화의 주역이 되도록 교육적으로 동반하는 사도직 활동입니다. 영원히 젊으신 그리스도께서는 젊은이의 ‘동반자’요 친구이십니다. 그분의 지체인 교회 또한 젊은이들이 저마다 하느님께 받은 소명을 발견하도록 이끌어 주고, 미래를 향하여 걸어가는 길을 동반할 것입니다. 교회가 동반의 역할에 충실할 때, 청소년들은 하느님과 더욱 친밀하게 인격적으로 만나는 소중한 체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지침서 19-23항 참조). 

‘하느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을 향하여
지금 우리 교회는 제도권 안에 있는 청소년들(세례를 받아 교회 안에 있는 이들)뿐만 아니라 제도권 밖(가정-학교-교회 밖, 북한 이탈, 노동 현장, 이민과 난민 등)의 청소년들과 위기 청소년, 그리고 특수 상황의 청소년들(소년 보호 시설에 감호 위탁-소년원에 장기 송치-중독-심신 장애 등)도 찾아 나서 그들과 만나고 동반해야 합니다(지침서 65-69항 참조). 저출산-고령화, 성 정체성, 1인 가구, 제4차 산업 혁명-가상 현실, 군대, 북한 이탈 주민, 다문화, 유사 종교, 난민 등 새롭게 달라진 현실을 생각할 때, 기존의 주일 학교와 청년회라는 전통적인 사목 구조 안에서 이들을 모두 담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하느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을 향한 다양하고 포괄적 시도를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모두 함께 나서야 할 때입니다. 

영원한 동반자이신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우리 모두 힘을 냅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폐막하면서 성 바오로 6세 교황께서 전 세계의 젊은이에게 전하신 메시지 가운데 한 부분을 인용하며 마치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선배들의 손에서 횃불을 건네받아 세계 역사에서 가장 커다란 변화의 시기에 세상을 살아갈 것입니다. 여러분의 부모와 스승에게서 최선의 모범과 가르침을 받아 내일의 사회를 만들어 가십시오.” 50여 년 전 공의회가 당시 젊은이들에게 ‘격변하는 세계 역사 안에서 내일의 사회를 만들어 가라.’고 요청한 것처럼, 교회는 오늘도 젊은이들에게 ‘내일의 사회를 만들어 가라.’고 북돋우면서, 함께 동반하고자 합니다. 우리의 선택은 교회의 미래가 될 것입니다.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역사 안에서 끊임없이 활동하시며 살아 계시는 삼위일체 하느님 앞에 우리의 모든 것을 맡깁시다. 다시 한번 제36회 청소년 주일을 축하하면서, 청소년들과 이들을 동반하는 모든 이에게 주님의 사랑이 풍성하기를 기도합니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2021년 5월 30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주교





[내용출처 - https://cbck.or.kr/Notice/20210575?gb=K1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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