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제28회 해외 원조 주일 담화문
- 작성일2020/01/2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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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회는 지난 2년 동안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을 통해 ‘고향’을 잃은 전 세계 난민들에게 편히 쉴 수 있고 또 보호받을 수 있는 ‘고향’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그들의 희망을 지켜 주었습니다.
2020년 올해 한국 천주교회는 ‘인류는 한 가족, 우리 공동의 집’이라는 주제로 우리가 상처 입힌 자연 생태계의 위기로 고통받는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에 응답하려고 합니다.
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에서 지금 우리가 발 디디며, 숨 쉬며 살고 있는 지구를 ‘공동의 집’이라고 부르시면서, 이 공동의 집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연 생태계 파괴에 대하여 관심을 갖자고 하셨습니다(제1장 참조).
그리고 이미 상처 입은 ‘공동의 집’에 대한 책임이 ‘사람’에게 있음을 분명히 하시며, 파괴된 자연 생태계의 회복을 위한 ‘생태적 회개’에 함께해 줄 것을 호소하셨습니다(216-222항 참조).
또한 자연 생태계 파괴로 말미암아 지금 고통 받고있는 가난한 이들의 호소를 외면하지 말라고 촉구하시며, 이러한 자연 생태계의 위기는 “지구의 울부짖음”일 뿐만 아니라,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이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49항 참조).
기후 변화에 따른 잦은 가뭄과 홍수는 농작물 수확의 감소로 이어져 영세 농부들은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제적인 이유로 아무런 준비를 할 수 없는 가난한 이들은 생명을 위협하는 혹독한 추위와 더위를 대책 없이 맞서야 합니다. 특히 아이들은 생명을 잃기도 합니다.
또 저개발 국가의 토지가 유독성 폐기물 처리를 위해 제멋대로 사용되고, 지속 불가능한 형태의 자원 채취로, 삼림이 파괴되고 강이 오염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조금이더라도 수확의 기쁨을 주었던 그 땅이 이제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안심하고 먹던 물도 더 이상 마실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그들은 모든 것을 잃고 고향을 떠나, 고달픈 난민 생활을 살아야 합니다.
이렇게 생태 위기 속에서 가장 심각하게 영향을 받는 가난한 이들은 사실 이 문제에 가장 적게 영향을 끼친 이들입니다.
그들은 원인을 제공하지 않으면서도, 그 결과를 가장 먼저, 가장 크게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순된 현실에서 특히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저개발 국가의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은 더욱 커져만 갑니다.
이들의 절박한 울부짖음에 곧바로 응답하는 것이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말씀하신 ‘생태적 회개’의 구체적 실천이며, 하느님께서 만들어 주신 이곳 ‘공동의 집’에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의 책임입니다.
한국 천주교회 신자 여러분들도 이 ‘공동의 집’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이며, 상처를 치유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그들에게 전하는 일에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한국 천주교회 신자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 11,28)라는 그리스도의 축복의 말씀이 생명을 위협하는 위기 속에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가난한 이들에게 전해지기를 빕니다.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이사장 김운회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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