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교구장 성탄 메세지
- 작성일2014/12/1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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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교구장 성탄메시지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 1, 14)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여러분의 가정에 아기 예수님의 탄생이 주는 기쁨과 은총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특별한 방법으로 요한 복음사가는 그가 쓴 복음 서두에서 신앙의 핵심 진리에 대한 우리의 깨달음을 불러일으키고 재인식 시켜 줍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이 말씀을 통해 인간에 대한 사랑과 구원의 의지는 하느님께서 스스로 인간이 되시는 신비로서 나타남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영원하신 분이 우리의 “오늘” 안에 들어오시는 이 거룩한 신비의 시간은 영원하신 분의 계획안에 현존하는 영원한 “오늘” 입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인간에 대한 사랑은 현재성을 가지며 또한 인간에게 희망을 줍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또 영원히 같은 분으로써(히브 13, 8) 우리에게 사랑 자체이시며 은총이시며, 복음 선포를 통해 육화하신 주님의 사랑과 은총이 모든 이에게 구원의 복음이요 희망입니다. 올해 성주간 수요일 우리는 세월호 참사로 인하여 온 국민이 슬픔 속에서 절망적인 삶의 경험을 하였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는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기억하고 기도하였을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까지도 돌아보았습니다. 오늘날 교회가 외적인 성장과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다 할지라도 내적으로 사랑이 없다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듯이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통해 사랑하는 것은 “함께 하는 것”이라는 주님의 신비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사람이 되어 우리 가운데 오시어 더불어 살고 생명까지 내어주신 신비는 우리에게 성탄의 참된 의미로서 나눔과 사랑의 삶을 깨닫게 합니다.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역사적인 한국 방문 중 성모승천 대축일 미사 후 삼종기도 말씀에서 이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슬픔과 함께 하나가 되시며 위로해 주셨음을 기억합니다. 함께 한다는 것은 사랑의 삶을 사는 것이며 교황님 말씀대로 ‘공동선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하는 헌신적인 모습’입니다. 또한 아시아 청년들과의 만남연설에서 교황님께서는 사랑의 길은 단순하다고 말씀하시며,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 여러분의 형제, 여러분 가까이 있는 사람, 사랑을 필요로 하고 많은 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사랑하십시오”라고 언급하셨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사랑이 특별히 필요한 영적, 물적으로 가난하고, 상처받은 이들을 치유하신 예수님의 사랑의 모습에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절망 안에서 희망으로 초대하며, 두려움에서 용기를 가지게 하고 고통에서 자유로 이끄는 것은 바로 사랑의 힘이며, 이 사랑의 힘은 우리를 위해 오신 임마누엘의 하느님이십니다.
교구장으로서 본인은 금년 대림시기를 시작하며 2015년의 사목목표를 “우리 가정, 우리 교회, 우리 하느님”으로 제시하였습니다. 스스로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오시는 우리 하느님은 우리 교회를 통해 당신의 사랑을 전하며, 우리 가정이 그 복음적 생명력의 기초가 되는 공동체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우리와 함께 하시기 위해 사람이 되기로 결심하신 그 오묘하며 거룩한 하느님의 계획안에서 이 성탄은 우리 가정과 우리 교회의 축제임이 틀림없습니다. 우리 교구 설정 50주년을 맞아 변화하는 세상 안에서 전통과의 단절 없이 지속적 생명력을 가지고 그리스도교의 신앙으로 세상에 복음화를 이루려는 이 은총의 희년은 축제의 해이며, 기쁨의 해입니다.
교구 설정 50주년에 맞이하는 이번 성탄절에 기쁨으로 이 시간을 함께 하고 특히 고통 받으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나눔을 실천하는 축제의 시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성탄을 맞아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오신 예수님께서, 우리 가정과 우리 교회에 우리와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의 하느님으로 오시기를 청하며 늘 감사와 기쁨 속에서 이번 성탄이 축제의 해가 되시길 기도합니다.
2014년 성탄절에
천주교 원주교구장 주교 김지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