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교구장 부활절 메세지
- 작성일2017/04/1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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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교구장 부활절 메세지
┼ 찬미 예수님,
교우 여러분! 예수님의 부활 축일을 여러분과 함께 한 마음으로 기뻐합니다.
지난 사순절을 열심히 지낸 만큼 기쁨이 더 클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며, 목표입니다. 제자들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을 버려두고 떠났습니다. 그런데 다시 예루살렘에 모여서 예수님의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결국 예수님이 부활하시지 않았다면,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예수님과 그분의 부활은 기억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우리 교회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님을 살아계신 분으로 만난 제자들의 기쁨이 2000년의 세월을 넘어 오늘날 우리들에게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예수님의 부활은 그분의 사건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사도 바오로께서 그 점에 관하여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죽은 이들의 부활이 없다면 그리스도께서도 되살아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복음 선포도 헛되고 여러분의 믿음도 헛됩니다”(1 코린 15, 13-14).
그렇습니다. 우리의 믿음은 ‘죽은 자들의 부활’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희망은 ‘장차 있을 우리들의 부활’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하느님의 은총으로 가능합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자비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은 하느님께서 아주 오래전에 빛을 만드시고, 해와 달과 별들로 우주를 채우시고, 마침내 지구를 만들어 사람을 살게 하신 섭리입니다. 인간의 운명은 수백억년의 세월을 넘어 하느님과 함께, 하느님처럼 영원을 살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인류가 처음부터 지녀왔던 꿈이었습니다. 인류는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고 싶은 꿈’을 지녀왔습니다. 그 때문에 무덤을 만들고, 시신을 정성껏 무덤에 모셨습니다. 죽음을 넘어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 때문이었습니다. 인간의 그러한 꿈을 하느님이 이루어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바로 그 징표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그리스도인의 희망은 하느님께서 선사하시는 ‘영원한 생명’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의 부활 대축일은 우리의 희망을 확인하는 날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시편 저자들과 함께 노래할 수 있습니다. “이 날은 주님께서 만드신 날 우리 기뻐하세 즐거워하세”(시편 118.24). 이 희망과 기쁨은 그 무엇도 우리에게서 빼앗아 갈 수 없습니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는 많은 어려움들과 어둠이 맴돌고 있습니다. 정치적 음모와 경제적 이기심과 사회적 분열이 휘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이 희망과 기쁨을 앗아가지 못합니다. 기뻐하십시오. 희망을 가지십시오. 주님은 부활하셨습니다.
교우 여러분! 여러분 가정에 주님의 기쁨과 평화를 기도합니다.
2017년 부활대축일에
천주교 원주교구장 조 규만 바실리오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