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소개

2024년 부활메시지
  • 작성일2024/03/28 08:39
  • 조회 525

놀라지 마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나자렛 사람 예수님을 찾고 있지만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
(마르 16,6)


 


+ 찬미예수님

주님의 부활은 우리 교회의 출발점입니다.
주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자 뿔뿔이 흩어진 제자들이, 떠났던 고향을 찾아갔던 제자들과 버렸던 배를 타고 그물을 다시 잡고 고기잡이를 하던 제자들 모두가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부활로 제자들은 다시 예루살렘에 모였고, 주님의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주님의 부활이 없었다면 오늘날 교회는, 우리들의 공동체는 없었을 것입니다.

주님의 부활은 우리 인류의 행복한 삶의 실현입니다.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고’ 싶어 했습니다.
지금도 사람들은 시간 속에 살면서도 영원을 이야기하며 죽음을 넘어 희망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부활은 죽음을 넘어선 영원하고 행복한 삶의 시작입니다.

주님의 부활은 죽음을 이겨낸 승리입니다.
죽음의 사슬을 끊고 부활하시어 저승에서 승리하여 오르셨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죽음으로 저희 죽음을 없애시고 당신의 부활로 저희 생명을 되찾아 주셨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부활로 열린 새 하늘 새 땅에서는 다시는 죽음이 없고 다시는 슬픔도 울부짖음도 괴로움도 없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부활은 모든 불의와 억울함에 대한 보상입니다.
주님의 부활이 없었다면 주님의 모든 삶을 불의하고 억울한 십자가의 죽음으로 끝났을 것입니다.
이 세상은 시지프스의 신화보다 더 부조리하고 인류에게는 아무런 희망이 없었을 것입니다.
판도라 상자에 남아 있던 그 희망마저 사라져 버렸을 것입니다.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마태 27,46)의 외침만 남았을 것입니다.

주님의 부활은 미움과 폭력과 죄에 대한 사랑의 승리입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 23,34)
주님의 부활이 없었다면, 용서는 없고 죄만 남았을 것입니다.

주님의 부활은 모든 기쁨의 원천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마리아는 놀라움에 부활주일의 새벽길을 달렸습니다.
기쁜 소식을 제자들에게,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달렸습니다.
다락방의 벽을 뚫고 나타나신 주님으로 제자들은 그 기쁨으로 두려움을 이겨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제자들에게 ‘평화’를 인사하였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샬롬’은 오늘의 우리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부활은 하느님에게는 불가능한 것이 없다는 하느님의 전능하심을 선포합니다.
하느님의 전능은 동정녀의 잉태도,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일도, 죽은 자의 부활도 가능케합니다.
주님의 부활은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세상을 보시기에 창조하시고, 마침내 세상을 보시기에 좋게 완성하신다는 것을 미리 알려줍니다.
주님의 부활은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모든 것의 시작이며 모든 것의 완성이심을 선언합니다.

“나는 알파요, 오메가이고 처음이며 마지막이고 시작이며 마침이다.”(계시 22,13)

주님의 부활은 우리 믿음의 시작이요, 마침입니다.
주님께서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요한 11,25-26) 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기뻐합시다.
주님의 부활을. 알렐루야!

2024년 부활 대축일에
천주교 원주교구 조 규 만 바실리오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