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미예수님, 지상전이지만 2020년 정기전을 축하드립니다. 코로나-19가 문화 예술 행사에도 훼방을 많이 주고 있네요. 전시회는 어렵겠지만, 작업을 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듯합니다. 저는 모릅니다. 그 속사정을. 제가 모를 많은 어려움들이 있을 것입니다. 필시.
치악산에 올라 원주시와 산 너머 사방으로 펼쳐지는 경치에서, 그리고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볼 수 있는 우리나라 산야의 풍경에서, 풀잎, 나무 한그루 속에 새겨진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하느님의 창작성을 읽습니다. 색깔, 형태, 구도 ... 무엇보다 기발한 하느님의 아이디어에 감탄합니다.
미술가 여러분들은 하느님을 많이 닮은 사람들입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되었지만, 여러분은 더욱 더 닮은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의 모상이 커다란 명예이지만, 그 명예만큼 책임도 있습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많이 척박해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욕심으로 자연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파괴된 생태계가 홍수, 지진, 태풍으로 화풀이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도 황폐해지고 있습니다. 이럴수록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여러분들의 아름다운 작품들이 우리들의 황폐한 마음을 구원하기를 기대합니다.
하늘은 하느님의 영광을 이야기하고, 창공은 그분 손의 솜씨를 알리네. (시편, 19,2) 여러분의 작품이 하느님을 찬미하기를 바랍니다.
2020년 10월
천주교 원주교구 교구장 조 규 만 바실리오 주교